노동자 70% "내 직장, 남녀 임금차별 없어"…실제로는?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미국 및 유럽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조사가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직장평가 웹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동일한 노동시 남녀 성별에 상관 없이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남성 응답자의 77%, 여성 응답자의 70%는 자신의 직장에서 성별 차별 없이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 미국 여성은 남성의 79%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글래스도어는 밝혔다. 미국 뱁슨대학 여성기업가리더십센터의 수잔 더피 소장은 "사람들이 임금 차별을 직접 경험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점은 임금 격차를 줄이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 격차에 대한 기피심리는 연령이 높을수록 확연히 줄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18~24세 미국 응답자의 경우 81%가 남녀간 임금 차별이 있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25~34세 응답자에서는 68%가 같은 답변을 내놨으며 45세 이상 응답자 중에서는 63%만 해당 직업을 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다른 국가 역시 연령이 높아질수록 응답자수는 확연히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서 근무하는 풀타임, 파트타임 노동자 82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작년 세계경제포럼(WEF)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임금 격차가 해소되려면 118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더피 소장은 "빚이나 부양 가족이 있다면 일자리를 가지는 것은 책무가 된다"며 "이런 현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