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OK"…비대면 계좌 편하네

/사진=MTN

#새내기 직장인 A씨는 주식을 시작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선호하는 증권사가 있지만 주위에 영업점이 많지 않아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개설하기로 했다. 점심시간을 아껴가며 창구에 도착했지만 번호표를 뽑고 긴 대기 행렬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서는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비대면 방식 계좌 개설을 허용했다. 얼마전부터는 증권사들도 가세했다. 비대면 계좌 서비스를 이용하면 직접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방문할 필요없이 인터넷 홈페이지나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년 365일 언제 어디서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아직은 금융사가 낯선 '직장 초년생'이 지난 14일 오후부터 새벽에 걸쳐 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 6곳에서 스마트폰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결과는 대부분 비슷했다.

증권사 비대면 계좌 서비스의 최대 강점은 자정 전후 30분~1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 동안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나의 계좌를 개설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10분 정도다. 스마트폰 전용 앱을 다운로드 한 뒤 △개인정보 제공 및 약관 동의 △휴대폰 인증 △신분증 확인 △개인정보 입력 △거래상품 선택 △신규계좌로 소액이체 등의 과정을 거치면 계좌가 개설된다.

추가적으로 서류를 제출할 필요는 없지만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신분증을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로 촬영해 신원 확인을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수적이었던 공인인증서 대신 신분증, 휴대폰, 타 금융기관 계좌 등을 인증 수단으로 대체했다.


인증을 거친 후에는 개인 및 직장 정보를 작성하고 계좌 개설 용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하면 된다. 대우증권의 경우 주식투자유형을 물어보는 설문이 포함돼 있어 2분 정도가 추가로 소요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약관 동의 절차시 본문을 팝업 형태로 뜨도록 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계좌 신청 후 짧게는 1분, 또는 10여분 후 문자로 새로 개설한 계좌번호를 발송한다. 타 금융기관의 본인명의 계좌를 통해 신규 계좌로 1000원~1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이체하면 비로소 모든 과정이 끝난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출금만 허용하고 있어 사전에 타 금융사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키움증권에서는 소액이체 대신 상담원과의 화상 통화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여섯 개 중 첫번째 비대면 계좌를 개설할 때는 5~10분이 아니라 30분이 걸렸다. '비대면 계좌 개설'을 검색해 각 금융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각종 보안 및 공인인증 프로그램과 맞닥뜨려야 했고, '비대면 계좌 개설' 메뉴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홈페이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접속해도 각 금융사별로 앱 종류가 많아 비대면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찾기 어려울 때도 있다. 증권사 및 은행들은 전 연령대 고객들을 고려해 서비스를 탄탄하고 세심하게 다듬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