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부터 만족을" 문창기 이디야 회장의 경영철학

-동종 업계 최고 연봉과 복리후생, 업무환경도 최고 수준
-매년 전 직원과 해외 워크숍, 1년 120만원 의류비 지원
-"대기업 아니지만 자부심 커" 직원 만족도 높아
-직원 아이디어·제안 사업에 반영하는 소통의 달인

문창기 이디야 회장이 16일 서울 반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지식비타민 조찬포럼에서 이디야의 성장 스토리와 경영철학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지식비타민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복지, 일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쾌적한 업무 환경, 직원들과 소통하고 이익을 나눌 줄 아는 최고경영자(CEO).'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조건의 회사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8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한 커피전문점 '이디야'다.


장기 불황과 과열된 시장 환경에서도 이디야가 매년 20~30% 점포 수를 늘리며 성장한 배경에는 "직원이 만족해야 회사가 산다"는 문창기 대표이사 회장의 확고한 경영철학이 있다.

문 회장은 16일 서울 반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지식비타민 조찬포럼 강연자로 나서 "현장을 뛰는 직원들이 만족하지 않는 회사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1차 고객이자 내부 고객인 직원들이 만족하는 회사,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이디야 창립자가 아니다. 동화은행과 삼성증권 출신의 금융맨으로 투자운용사를 설립했는데 2004년 매물로 나온 이디야를 인수해 인연을 맺었다. 문 회장이 이디야를 인수하고 처음부터 사업이 잘됐던 것은 아니다. 5~6년간은 월급만 겨우 챙겨갈 정도로 성장이 지지부진했다.


문 회장은 "회사를 키우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고민하다가 경영·마케팅 관련 서적을 잔뜩 구입해 몇 달 간 사무실에 틀어박혀 책만 읽었다"며 "이때 직원들에게 월급 많이 주고, 최고의 근무환경을 제공하자는 경영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디야 연봉은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최고 수준이다. 공채 신입사원 기준 연봉은 3400만원. 체력단련, 외국어 학습 등 자기계발비용은 물론 연 120만원의 의류비도 지원(분기별)한다. 매달 1권씩 도서구입비(3만원 이내)도 지급한다. 회사 식당에서는 아침과 저녁을 무료로 제공한다.

문 회장은 "이달 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신사옥으로 이전하면 직원들에게 아침과 점심, 저녁까지 세끼를 최고 수준(원가 7000원)으로 제공하겠다"며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사는 젊은 직원이 많아 '밥먹고 퇴근하라'는 잔소리가 입에 붙었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는 매년 전직원이 참여하는 해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태국 등에 250명 규모의 이디야 직원들의 발자취를 남겼다. 문 회장은 "이디야를 인수한 첫 날, 5년 뒤 전 직원과 함께 해외 워크숍을 가겠다고 다짐했던 것을 실행에 옮겼다"며 "성장 원동력인 직원들과 이익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화천에 회사 캠핑장도 만들었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언제든지 화천에 가서 일하다 올 수 있다. 문 회장은 "아무리 좋은 캠핑장이라도 주말에 회사 일로 가는 건 싫지 않겠냐"며 "이디야 직원들은 주중 업무시간에 화천 캠핑장에 가서 끝장토론하고, 운동도 한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소통하는 기술도 남다르다. 전 직원들에게 매달 1편의 독후감과 이메일을 받고 직접 답장한다. 임원들도 모르는 직원의 고민이나 경조사를 꿰고 있을 정도다.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얻은 경영 제안이나 사업 아이디어는 곧장 실행에 옮긴다. 막힌 곳은 바로 뚫고, 굽힌 곳은 그 자리에서 펴야 직성이 풀린다. 인재에 대한 애정은 그야말로 뜨겁다. 지난해 30명을 뽑은 이디야 신입사원 공개채용에는 1만2000여명이 몰렸는데 일일이 지원서를 읽고 현장 면접도 직접 챙겼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