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가려고…" 日 노인들, 생활고에 상습절도범 된다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생계가 어려운 일본 노인들이 고의적으로 적도를 저질러 감옥에 가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일본의 사회적 상황이 노인들이 범죄를 저지르게끔 만들고 있다."

도쿄 소재 NLI 리서치의 아키오 도토이치 수석연구원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일본 노인 범죄율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현재 정부 보조를 받는 사람들의 비율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고 노인들의 40%가 혼자 산다"며 "악순환이다. 이들은 돈도 없고 가족도 없어서 교도소를 떠나면 곧바로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일본 교도소에 수감되는 노인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일본 연금 시스템이 재정 파국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교도소행을 선택하는 데 있다. 일본 법무성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1991~2013년 절도범의 35%가 60대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0%는 같은 범죄를 6번 이상 저지른 사람들이다. 해당 비율은 그 사이 5.6배나 늘어났다.

신문은 최근 일본의 경제 상황을 보면 노인들의 이같은 고의성 절도가 설명된다고 전했다. 도쿄 소재 커스텀프로덕스리서치 연구소에 따르면 최소 금액의 예금을 가지고 있는 퇴직한 노인 한명의 최소 생활비는 연 78만엔(약 800만원) 수준의 국민연금보다 25% 높다.

이에 따라 차라리 밥과 주거 공간을 공짜로 제공하는 교도소에 들어가겠다는 노인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본의 사법 시스템에선 편의점에서 200엔짜리 샌드위치를 훔쳐도 2년간 감옥살이를 할 수 있다. 여기엔 국가적으로 840만엔의 비용이 따른다.

범죄자율이 올라가면서 일본 정부도 범죄자 증가에 대비해 수감 시설을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앞으로 수십년간 수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교도소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교도소는 70%가 수감자들로 차 있다.

도토이치 수석연구원은 복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교도소 비용으로 재원을 들이는 것은 어느 면에서 보나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의적인 노인 범죄자를 빨리 출소하는 것은 법률적인 문제가 있어서 결국 교도소는 일본 노인들로 들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