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순매도 전환에 한발짝?

코스피 지수가 29일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순매도로 하락하며 1990선마저 이탈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6분 현재 전일대비 15.83포인트(0.79%) 내린 1985.15를 나타내고 있다.


전일 유가증권시장과 지수선물시장에서 각각 2024억원, 6637계약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날도 양 시장에서 ‘팔자’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인 이 시각 양 시장에서 각각 745억원, 3445계약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는 종목은 전기전자 화학 의약품 등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매매를 이어갔던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 증시는 고점?=외국인을 차익실현으로 이끄는 첫번째 요인은 우선 미국 경기의 불안감이다.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4%는 물론 시장 예상치 0.7%를 하회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한파 등 날씨 영향으로 다른 분기에 비해 낮은 경향이 있다. 그런데 올 1분기는 큰 한파가 비교적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제조업 경기 부진은 특히 재고율 상승추세가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위히 이후 큰 폭의 재고조정으로 재고율이 하락했지만 2014년 중순 이후 유가하락과 제조업 재고율이 재차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재고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율 상승은 소비심리 약화와 궤를 함께 한다.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 89.7로 4개월 연속 하락이며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도 94.2로 전월에 비해 1.9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2014~2015년에 비교해 소비심리가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때맞춰 미국 증시의 고점 통과 가능성에도 언급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증시 상승은 펀더멘털 보다는 글로벌 정책공조 등 센티먼트(심리)가 기인한 바가 컸다. 그런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말 대선 일정을 고려해 6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오는 6월23일로 예정된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는 유로존의 위기감을 다시 불러올 개연성이 높다. 긍정론보다는 부정론에 더욱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고점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상황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시장 안전지대로서 통신 유통 미디어 등 주요 내수업종 대표종목의 압축 대응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5월 코스피는=내달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주식인 중국 ADR(미국주식예탁증서)이 추가로 편입되는 것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중국 주식을 편입하면 상대적으로 한국과 대만의 주식들의 비중은 축소된다. 지난해 11월 중국 ADR이 처음으로 편입되었을 당시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약 5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센터장은 “중동계 자금의 국내 시장 청산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으며 내달 MSCI 신흥국지수 편입종목 조정 등도 외국인의 자금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이와 함께 애플의 마이너스 성장과 주가 급락으로 IT 중심의 매도 여력이 확대된 상황이며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의 자사주 매입도 외국인의 매도를 부를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 센터장은 “외국인이 ‘사자’ 세력에서 ‘팔자’ 세력으로 전환하면서 5월 증시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6월 FOMC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내달 중순부터는 적극적으로 ‘사자’를 부르기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