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태동기…성장 가능성 높아"

스티브 힌디 브루클린 브루어리 창립자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30년 전 미국과 비슷하다. 태동기인 한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의 성장기와 황금기를 이끌겠다."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 창립멤버인 스티브 힌디(Steve Hindy)는 24일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 성장 가능성을 봤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1988년 미국 브루클린에 설립돼 약 28년간 미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을 이끌어온 양조장이다. 미국 4500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중 11위에 속할 정도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수출국도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28개국으로 미국 크래프트 맥주 중 최다다. 크래프트 맥주는 소규모 양조업체가 대(大)자본의 개입 없이 전통적 방식을 써 연간 600만배럴(9억5000만리터) 이하로 생산하는 맥주를 뜻한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한국 시장에서 완제품만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브루어리와 손 잡고 국내 양조장을 설립해 생산과 유통을 현지화하는 한편, 신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일단 올해 '브루클린 라거'와 '브루클린 하프에일' 등 7종을 수입해 유통할 예정이며, 올해 판매 목표는 20만 리터다.

브루클린브루어리 제품

올 8월 완공될 제주 생산공장은 연간 최대 생산량 2000만 리터 규모로 지어지며,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할 브루클린 브루어리 맥주를 OEM 방식으로 만들게 된다. 연말에는 독자적으로 만든 '제주 맥주(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티브 힌디는 "크래프트 맥주는 전세계 수출량이 급증하는 추세로, 한국은 그중 가장 수출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라며 "제주 브루어리를 본거지 삼아 성장하는 아시아에 크래프트 맥주를 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전 세계 맥주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성장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미국 맥주 시장 전체 매출은 0.2% 역신장했지만, 크래프트 맥주는 12.8% 성장했고 점유율도 12.2%로 확대됐다. 수출액도 16.3% 늘었다. 반면 한국 맥주 시장에서 크래프트 맥주 비중은 아직 1%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앞으로 크래프트 맥주의 맛과 음식의 궁합을 맞추는 푸드페어링(Foodpairing)을 통해 '맥주 미식 문화'를 전파하며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제주브루어리 관계자는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아사히 등 일본 맥주가 성장한 것은 이자까야 등 관련 외식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크래프트 맥주를 멕시칸 음식점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유통해 나갈 것이고 대형마트 등에는 천천히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