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회사채 연이어 '완판'.. 신사업 기대감 확대

SK그룹의 지주회사 SK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액의 세 배 가까운 자금을 모으며 오버부킹(공급을 넘은 수요)을 기록했다. SK는 올해 초 실시한 회사채 발행에서도 오버부킹을 기록하며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반도체 소재와 바이오 등 신사업 진출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AA+(한국기업평가 기준)으로 신용등급이 최고수준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 SK는 지난 25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000억원 모집에 8600억원 규모의 기관수요가 들어왔다. SK측은 1000억원을 증액해 발행할 계획이다.

2년물은 1000억원 모집에 28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5년물에서도 1000억원 모집에 3700억원이 모여 3.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500억원을 모집한 7년물과 10년물에도 각각 1400억원, 7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결정금리도 단기물의 경우 개별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회사들에서 산정한 채권의 가격을 평균한 것)을 하회했다. 2년물과 5년물은 각각 가산금리가 -1bp, -3bp로 결정됐으며 7년물은 4bp를 나타냈다. 10년물은 5bp 수준으로 결정됐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한신평 기준 AA-)도 1500억원 모집에 3200억원의 기관수요가 몰리는 등 SK그룹 회사채에 대한 채권투자자의 인기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SK 회사채의 흥행은 SK그룹이 발표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지난 23일 CEO간담회를 열고 신사업 진출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액 200조원과 세전이익 10조원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 제약바이오와 반도체소재, LNG, 반도체모듈, ICT(정보통신기술)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매출액 16조7000억원, 영업이익 2조7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M&A(인수합병)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에스케이이엔에스 등 주요 자회사의 신용도와 재무상태가 좋고 지주사로 흘러들어오는 현금흐름도 우수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SK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1조11185억원, 영업이익 6447억원, 당기순이익 5790억원을 기록했다.

정혁진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주력 자회사들이 업계 내 1위의 시장지위를 차지하고있는 등 사업기반이 탄탄하고 반도체 모듈 등 신사업 부문도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는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3~4%대인 기존 채권 금리를 고려해보면 만기별로 약 1%포인트의 이자절감효과를 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