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피폭자, 히로시마서 헌화식…"美·日에 사죄·배상 촉구"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KT본사앞에서 열린 '한국인 원폭 피해자 시민사회단체 공동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히로시마 방문을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사죄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과 조사, 배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사진=뉴스1

한국인 원폭피해자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등 한국인 원폭피해자 5명과 피해자의 자녀 1명은 이날 오전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 내에 있는 한국인 원폭희생자위령비 앞에서 히로시마의 시민단체, 히로시마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함께 헌화식을 가졌다.

피해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에 맞춰 전날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이들은 원폭을 투하한 미국 정부와 식민지 정책으로 한국인에 피해를 입힌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원폭희생자위령비를 방문할 것도 촉구했다. 고일국(72) 한국원폭피해자협회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원 내의 원폭위령비에) 진행하는 헌화식에 일본인 피폭자와 함께 우리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일본의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아베 정권 의도에 이용되지 않을 것을 바란다는 내용의 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이 오랜 세월 국내에서 조명받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세계에 인식시켜주고 싶다는 심정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