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들이닥친 롯데칠성·제과…식품 계열사 어떤 문제 연관됐나

검찰이 14일 롯데그룹 계열사 10여곳을 2차로 압수수색 했다. (왼쪽부터)서울 송파구 롯데칠성음료 본사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 전경. /사진=머니투데이 DB

검찰이 지난 10일 롯데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한데 이어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계열사로 범위를 넓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모태인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이들 회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지분 경쟁을 벌인 핵심 계열사이기도 하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본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상치 못했던 검찰의 2차 압수수색에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은 19층 집무실에서 검찰과 맞닥뜨렸다.

검찰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으로 통제된 18층 전경. 이곳에는 경영기획실과 혁신팀, 신사업팀 등이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식품 계열사까지 털 줄은"…직원들 당혹감 역력=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칠성음료 본사에는 이날 오전 9시반쯤 검찰 관계자들이 들이닥쳤다. 검찰은 4층과 5층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주류 등 사무실 곳곳을 수색했다. 특정 부서로 한정하지 않고 음료사업부와 주류 사업부의 계열사간 거래 내역 등을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에도 오전부터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검사 1명과 10여명의 수사관이 영장을 공개한 뒤 곧바로 19층 사장실로 향했다. 김 사장은 집무실에서 40여분간 검찰 수색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실 다음은 경영기획팀과 신사업팀, 재경팀, 마케팅팀 등이 있는 17층과 18층을 통제한 뒤 압수 작업을 펼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호텔, 홈쇼핑 등에 대해 압수수색이 이뤄진 만큼 다른 계열사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 압수수색을 받는 것이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비싸게 사줬나?"…부동산·자금 거래 집중 수사할 듯=롯데칠성음료는 2002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소유의 충북 충주시 목행동(1만732㎡ ) 땅을 10억원에, 경기 오산시 부산동(2950㎡ ) 땅을 8억원에 각각 사들였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 소유의 서울 서초동 부지에 47층 높이 숙박·상업·업무 복합시설로 구성된 '제2 롯데타운'을 조성하는 사업과 관련, 이명박 정부의 특혜가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이 부지는 용적률 상승에 따른 공공기여, 사업구역 설정 등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지난 2월 서울시로부터 건설계획안이 반려됐다.

2009년 두산주류BG(롯데주류)를 5030억원에 인수한 과정과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와의 거래내역도 수사대상이다. 특히 롯데가 두산주류를 인수할 당시 이명박 정부가 주류 제조업 면허 기준을 완화하고 사업 진출을 신속하게 허가한데 특혜가 있었는지를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그룹 모태인데다 해외에서 한국, 일본 롯데제과 합작법인을 세운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만큼 불법 자금거래가 없었는지 살펴본다. 계열사 가운데 선제적으로 중국사업을 시작해 비자금 창구 역할을 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한편 롯데그룹 일본 제과회사인 ㈜롯데는 지난해 12월 한국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했고 4월에는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늘렸다. 신동빈 회장의 한·일 '원롯데' 통합경영 기조에 따라 핵심 식품계열사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검찰은 한국과 일본 계열사간 불법 거래가 있었는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