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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들었죠?"…도수치료 권하는 병원들

[소심한경제 - 도수치료의 함정 ①] '10만원~수십만원'…실손보험 보장되자 환자 ↑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이슈팀 김종효 기자 |입력 : 2016.06.18 08:30|조회 : 4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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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경제생활에서 최선은 좋은 선택입니다.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선 ‘비교’를 잘해야 합니다.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찾아내기 위해서죠. 경기 불황 탓에 이런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현명하고 행복한 소비를 위해 대신 발품을 팔기로 했습니다. 넘쳐나는 제품과 서비스, 정보 홍수 속에서 주머니를 덜 허전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작은(小) 범위에서 깊게(深)’ 파헤쳐 보겠습니다.
"실손보험 들었죠?"…도수치료 권하는 병원들

"실손보험 들었죠?"…도수치료 권하는 병원들
# A씨(32·회사원)는 최근 허리 통증이 악화돼 병원을 찾았다. '통증 클리닉'이라는 간판을 보고 찾아간 병원의 의사는 엑스레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골반이 살짝 틀어져있다고 진단했다.

의사는 뼈를 원위치로 돌아가게 하는 치료와 손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서비스를 꾸준히 받으면 통증이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의사는 곧바로 A씨를 상담실로 안내했다.

상담실장은 먼저 A씨에게 실손보험에 가입해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상품 이름을 얘기하자 최대 2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고 했다. 망설이던 A씨는 상담실장의 종용에 못이겨 60분동안 근육 이완 마사지와 척추 및 어깨 교정 치료인 '카이로프래틱' 치료를 병행하는 15만원짜리를 선택했다. 상담실장은 10회를 계약하면 피부관리를 1회 공짜로 받을 수 있다며 '패키지'를 권하기도 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치료 효과가 없는 도수치료는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도수치료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수치료에 대한 보장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도수치료에 대한 '과잉진료' 논란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고 말한다. 오히려 이번조치를 계기로 무분별한 도수치료를 줄이고 도수치료 효과에 대한 객관적 분석도 면밀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 들었죠?"…도수치료 권하는 병원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있는 한 정형외과. 병원에는 노인, 학생, 회사원 할 것 없이 환자가 계속 들어온다. 앉아있는 시간이 긴 회사원과 학생은 허리와 목 통증을 주로 호소한다. 노인들은 노화되면서 발생하는 허리통증이 많다. 실손보험가입 건수가 3200만건으로 급증하면서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는 부쩍 늘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노인 인구가 많아졌고 젊은 사람들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도수치료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서도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고 실손보험 보장까지 돼 환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최근 한 통증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은 김모씨(28)는 "의사와의 상담시간은 엑스레이를 찍은 후 겨우 5분 남짓한 시간이었다"며 "이후 도수치료를 진행했지만 매번 물리치료사가 치료를 해줄 뿐 의사를 만날 수 없어 상태가 호전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들었죠?"…도수치료 권하는 병원들

도수치료 관련 한 전문가는 "도수치료는 환자의 심리적 상태, 생활습관과 호전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물리치료사에게만 맡기고 치료를 받으라고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도수치료의 가격이다. 도수치료의 1회당 비용은 10만원선으로 일부 병원의 경우 2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을 제시하기도 한다.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가 손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다. 여기에 척추와 등, 목으로 이어지는 뼈를 교정하는 '카이로프랙틱' 등의 전문서비스를 받을 경우 5~6만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도수치료는 지역과 병원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만원 이하가 가장 적정한 가격"이라며 "최근 2~3년 사이에 도수치료라는 명목하에 치료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형외과에서 기본으로 해주던 고주파 치료나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고 1만원 이하의 돈을 지불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현실에 당황하는 환자들도 많다.

허리통증으로 수년간 병원에 다니고 있는 박모씨(57)는 "예전에는 허리 통증이 있으면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고 쉬다가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그에 10배가 넘는 금액의 치료를 무조건 받아야 하는 것처럼 얘기해 좀 불편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상태와 상관없이 환자가 들어놓은 보험의 보장 범위를 더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금액을 먼저 알아본 뒤 그 금액에 맞춰 의료서비스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박씨는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를 물어보고 처음에는 10만원짜리를 제시하더니 나중에 2배짜리를 내놓으면서 공짜로 할 수 있으니 이왕 받는 거 비싼 걸로 하라고 병원에서 얘기하더라"며 "여기가 병원인지 마사지샵인지 헷갈릴 정도였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으로 도수치료를 보장해준다고 하더라도 결국 소비자가 지불한 보험료에 이미 가격이 포함된 셈이다"라며 "병원에서 치료를 권장해 아무 생각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했다가 나중에 보장이 안되거나 보험비가 올라가는 경우가 발생하면 결국 소비자만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영
이미영 mylee@mt.co.kr

겉과 속이 다름을 밝히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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