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넓어진 '파나마운하'에 최대1만TEU급 투입

파나마운하

한진해운 (12원 ▼26 -68.4%)과 현대상선 (15,080원 ▲230 +1.55%)이 26일(현지시각) 확장 개통한 파나마운하 통과 미주 항로에 6500~1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했다. 미주 항로 '선대 대형화'에 대응하고 영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선 글로벌 해운시장의 지형도를 다시 그릴 파나마운하 확장이 국내 해운산업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최근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아시아-미국 동안' 항로에서 기존에 투입했던 3400~4000TEU급 선박을 6500TEU급 8척과 7500TEU급 2척 등 10척의 대형 선박으로 업사이즈(Upsize)했다.


한진해운은 미국 동안 최대항구인 뉴욕항을 기항지로 물건을 실어나를 때 아치교인 배이욘다리(Bayonne Bridge)를 이용한다. 2017년 말을 목표로 확장 공사 중인 이 다리엔 지금은 8600TEU급 이하 선박만 통과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미주 동안 항로의 최대 크기(7500TEU급) 선박을 먼저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1만3000~1만4000TEU급 초대형 선박은 2018년 이후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박 대체로 한진해운의 미주 동안 노선 물동량 공급은 지난 2년 평균치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이 속한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CKYHE도 '아시아-미국 동안' 항로 서비스를 재편해 투입 선형을 '4000~5000TEU급'에서 '6500~8500TEU'급으로 대형화해 선복량을 대폭 늘렸다.


현대상선도 동맹 선사 모임인 'G6'의 선대 운영 전략에 따라 지난 7일부터 미주 동안 신규노선인 NYX 항로에 보유 중인 1만TEU급 컨테이너선 5척(네오파나막스급)을 배치했다. 기존 항로에서 운영하던 5000TEU급 운송 서비스는 중단했다. 'G6'에 속한 해외 선사도 5척의 1만TEU급 선박을 함께 투입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파나마운하 확장 시점에 맞춰 이달 초부터 새로운 미주 항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는 지름길이다. 미주 항로의 해상물동량의 39%가 파나마운하를 경유한다. 이번 확장 개통으로 이 운하를 오갈 수 있는 선박 크기는 기존 4400TEU급에서 최대 1만4000TEU급으로 커졌다. 운하 통과 선박이 1만3400개에서 앞으로 2배로 증가하고 해상물동량(2억2000만톤)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운하 확장은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에 '위기'이자 '기회다.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미주 항로에 대형 선박이 대거 투입되면서 '아시아-유럽(구주)' 항로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고 운임 여건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력인 '아시아-미주' 항로의 경쟁 격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두 국적 선사가 앞다퉈 대형 선박을 투입한 것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특히 내년부터 새로운 '빅3' 해운동맹이 출범하게 되면 미주 항로의 선점 경쟁은 더욱 가열된다. 현대상선이 사실상 가입을 확정지은 '2M'과 한진해운이 편입된 'THE 얼라이언스', 중국 선사들이 주축인 '오션' 등 빅3 얼라이언스의 사활을 건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우 경쟁 선사들과 달리 미주 항로에 투입할 수 있는 1만3000~1만4000TEU급 초대형 선박이 부족하다"며 "경영 정상화 이후 '선박펀드' 등을 활용한 선대 대형화에 나서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