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없으면 '와이파이 무료'…세계 대기질 정책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에 있는 '나무 와이파이'. 주변 지역 대기오염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색깔별로 알려준다. 대기질이 좋으면 녹색불이 켜지고, 시민들이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사진=서울연구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는 지난해 유럽 대기오염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암스테르담 시민들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 이에 암스테르담시는 시내 가로수에 새집 모양의 '트리와이파이(TreeWiFi)'를 설치했다. 트리와이파이는 실시간으로 대기질을 측정해 시민들이 알기 쉽게 색깔별로 보여준다. 특히 대기질이 좋아지면 '녹색불'이 켜지며 시민들에게 무료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가 '노후경유차 통행제한' 등 대기질 개선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세계 다른 도시들도 대기질 개선이 화두다. 환경오염 차량에 주차요금을 더 부과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노력에 주목해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서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시는 2014년 대기질이 악화되자 환경오염 정도에 따라 차량별로 주차요금을 차등화 했다. 전기차는 주차요금 무료, 하이브리드 차량은 주차요금을 20% 할인했다. 반면 환경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경유차량 등은 대폭 주차요금을 올렸다. 주차수요가 많을 경우 요금을 20% 인상하는 등 정책도 시행했다.

프랑스 파리시는 교통량을 억제하기 위해 2014년 '짝·홀수 차량 운행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파리시는 공기상태가 최악에 이르러 중국의 베이징시에 버금갈 것이란 지적까지 나왔다. 차량 2부제를 시행하며 파리시는 3일 동안 대중교통 요금을 받지 않았다. 정책 시행 이후 파리시의 차량 통행은 18% 줄었고, 미세먼지는 6~10%, 이산화질소는 10~30% 가량 감소했다.

스모그가 심하게 낀 파리시 에펠탑 전경./사진=서울연구원

미국 실리콘밸리가 있는 팔로알토시는 친환경 전기차의 활성화를 위해 가정집 포함 모든 신축건물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의무화 했다. 집을 설계할 때부터 전기충전시설을 설치하면 약 21만원의 비용이 소요돼 나중에 변경할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었다. 팔로알토 시민들은 시 공공시설물에서 전기차 충전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쇼핑센터엔 30분 이내 급속 충전이 가능한 시설이 설치돼 있다.

베이징시는 대기오염에 대처하기 위해 남색·황색·주황색·적색 등 4색 대기오염 경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가장 심각한 적색경보는 대기오염이 위험 수준으로 3일 이상 지속될 경우 발령된다.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자동차 2부제가 시행되고, 관용차량 30%가 운행을 중단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는 임시로 휴교한다. 그 다음 단계인 주황색경보가 발령될 경우 공업단지가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을 줄여야 한다. 시민들의 야외 캠프활동 등도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