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엇갈리는 전망 "더 간다 vs 다 왔다"

16일째 이어진 외국인 매수와 국내 투자주체의 차익실현 매도가 팽팽하게 맞서며 코스피 지수가 보합권을 맴돌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발표 중인 대기업들의 '깜짝 실적' 발표가 박스권 돌파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보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95포인트(0.20%) 하락한 2021.10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6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196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지만 개인(1115억원)과 기관(791억원) 순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가 12거래일째 2000선 위에 머물자 일관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는 외국인을 제외한 개인, 투신, 보험, 은행, 연기금 등은 주식을 일제히 팔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외국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 주체가 매도 공세를 퍼붓는 상황에서도 지수가 이만큼 버틴다는 것은 시장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란 기대를 갖게 된다면 지수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매물벽 넘으려면…=펀드 환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투신은 지난 1일부터 매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매도세는 일부 둔화되는 모습이다. 20일 이후 순매도가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25일에는 미미하지만 4억원의 순매수도 기록했다. 투신 외에도 은행, 보험,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차익실현도 7월19일 4254억원을 최대로 잦아드는 추세다.


기관과 개인의 두터운 매물벽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입장은 '조건부로' 가능할 거란 견해와 이번에도 박스권이 불가피하단 견해가 엇갈렸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의 깜짝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며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면 펀드 환매가 멈출 것"이라며 "시장의 색깔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 확인되면 지수가 더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의 주도주가 IT하드웨어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지수 상단은 열려있다고 본다"며 "이들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 주도의 급등으로 이제는 차익실현 구간이 됐다"며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모멘텀이 악화되고 있어 시장에서 공격적인 입장을 견지할 때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사상 최대?=지수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 실적이 중요한데 2분기에도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27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65.9%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최근 3주 동안 진행된 깜짝 실적 행진을 고려하면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만일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이 40조원에 달한다면 1분기 38조7000억원을 상회하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이 된다. 특히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뒤 2분기에 곧바로 이익이 둔화됐던 지난해와 다른 흐름이라는 점에서 코스피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할 거란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분기의 이익 호조가 '불황형 흑자'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매출이 증가하지 않는 가운데 구조조정 등을 통한 이익 개선만 이뤄지고 있어서다.

허남권 부사장은 "기업이 잘 팔고 잘 벌어야 진정한 실적 개선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기업 이익 개선이 가시화되는 것보다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때 주가가 오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