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택시에 '날개'…"사활 건 승부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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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무원 등 중앙정부 7개 부처가 인터넷 예약 택시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11월부터 시행한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대 인터넷 예약 택시의 격전지가 됐고, 미국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 같은 차량 공유업체들의 사활을 건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중국 디디추싱에서 핸드폰으로 호출이 가능한 인근 택시의 위치 표시 장면)

"인터넷 예약 택시가 중국 대중교통의 혁명을 몰고 올까?"

중국에서 하루에만 1000만명 이상이 타고 다니는 인터넷 예약 택시(차량 공유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획기적 전환점에 들어섰다. 중국 정부가 ‘좐처(전용차)’로 불리는 인터넷 예약 택시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내놓고 1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29일 북경청년보와 신경보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과 교통운수부, 공안부, 상무부 등 7개 관련 부처는 전날 ‘인터넷 예약 택시 운영 서비스 관리 시행 방안’을 발표하고 인터넷 예약 택시를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상하이시가 인터넷 예약 택시업체인 디디추싱(당시 디디콰이디)에 영업 허가를 내주거나 교통운수부가 단독으로 인터넷 예약 택시가 정식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든 적은 있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 모든 관련 부처가 참여해 인터넷 예약 택시 ‘통합법’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인터넷 예약 택시는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택시를 원하는 장소로 부르고, 택시 요금도 즈푸바오(알리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수단으로 지급할 수 있다. 이 같은 편리성 때문에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사실상 인터넷 예약 택시가 제3의 교통수단으로 활약하고 있다.


◇인터넷 택시에 날개를 달아주다

이번 방안은 인터넷 예약 택시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사실상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인터넷 예약 택시 기사의 겸직을 허용한 것이 눈에 띈다. 본업은 따로 있는 사람도 시간이 날 때 얼마든지 ‘알바’를 뛸 수 있다. 실제 디디다처의 기사 중 75%는 하루 평균 4건 이하의 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으로 삼기에는 수입이 제한적이고, 들쑥날쑥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기사 겸직을 허용한 것은 인터넷 예약 택시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예약 택시의 규정도 명확히 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인터넷 예약 택시업체나 기사는 관련 면허만 얻으면 곧바로 영업에 나설 수 있다. 단 인터넷 예약 택시 영업은 주행거리가 60만km 이하로 최대 8년(동일 차량 기준)까지만 허용된다. 좌석도 7개 이하인 차량만 영업이 가능하다.

승객 안전을 위한 기사 제한 조치도 운영한다. 운전자는 3년 이상 운전 경력이 있어야 하며, 음주 운전이나 마약 복용, 폭력 범죄 같은 기록이 없어야 한다. 대물·대인 교통사고 여부와 교통 벌점 등도 영업 면허를 내주는 잣대로 삼기로 했다.

◇왜, 인터넷 예약 택시인가?


중국 정부가 인터넷 예약 택시를 합법화한 배경에는 중국의 대중 교통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도시 통근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7억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에는 미국 2위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보다 큰 도시가 25개나 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1일 버스 수요는 2억2000명이 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버스나 타타버스 같은 수많은 버스 공유 서비스 업체들이 득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통계는 중국의 1일 택시 수요를 평균 3000만~5000만명으로 보고 있다. 택시 시장 규모만 연간 380억위안(7조12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택시 운영 규모로는 택시 시장도 역시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인터넷 예약 택시를 공식화한 이유도 이 같은 대중교통 부족 현상을 인터넷 예약 택시가 치유해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인터넷 예약 택시는 이미 대중교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최대 인터넷 예약 택시 업체인 디디추싱의 1일 탑승건수는 1100만건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버스와 택시 시장이 연간 1400억위안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대중교통이 불편하다고 느낀다”며 “대중교통의 빈자리를 채워주는데 인터넷 예약 택시가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활 건 경쟁, 美 우버 vs 中 디디추싱


이번 합법화로 중국이 세계 최대의 인터넷 예약 택시 격전지가 되는 것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중국 토종업체인 디디추싱과 미국 우버 간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이들은 이미 막대한 투자유치로 엄청난 실타을 확보한 상태다.

디디추싱은 애플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는 등 현재 손에 쥐고 있는 현금만 100억달러에 달하는 분석이다. 우버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지난 5월 35억달러를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투자금 확보액만 9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션저우좐처와 이다오용처 같은 또 다른 토종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업체의 사활을 건 요금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한때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주행 거리와 상관없이 ‘1위안 요금’ 경쟁을 벌인 것처럼 출혈 경쟁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두 기업은 제 살 깎기 식 경쟁으로 심각한 내상을 입은 후 지난해 2월 디디추싱으로 합병했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중국 전역에서 득세했던 국영 식당들이 민영 식당의 등장으로 사라진 것처럼 대중교통도 이제 정부가 아닌 민간 영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이미 인터넷 예약 택시 사용자는 지난 2014년 5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