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10개월만에 화물차주 파업종료…반등 계기 찾을까?

지난해 9월 풀무원 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 충북 음성물류사업장 정문 앞을 대형 트럭이 가로막고 있다./사진제공=풀무원

지난해 대규모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던 풀무원 (12,190원 ▼150 -1.22%)과 화물 지입차주들과의 갈등이 10개월여 만에 봉합됐다. 그동안 파업 장기화로 실적악화와 기업이미지 훼손으로 곤란을 겪었던 풀무원이 이번 파업사태 종료를 계기로 그동안의 악화된 실적과 훼손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여간 파업에 참여했던 풀무원 음성물류센터 지입차주 30여명이 최근 사측과 합의서를 작성하고 이달 초 업무에 복귀했다.


합의서에는 양측 모두 민형사상 소송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화물연대 활동과 노조 인정, 산재 처리 수용, 운송비 인상 등 지입차주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 관계자는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서에 지입차주들이 서명했고 이달 초 대부분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업 장기화로 회사의 피해가 상당했던 만큼 뒤늦게라도 봉합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합의에는 성공했지만 파업을 주도한 화물연대 풀무원 분회장 등 노조 간부 3명에 대한 복귀를 거부했다. 복귀한 지입차주들에 대해서도 파손된 차량 수리비와 미배송 물량에 대한 배송 등에 대한 피해보상으로 1인당 800만원 이상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에 따른 유무형 피해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풀무원은 화물 지입차주의 파업으로 물류 차질과 차량 파손 등에 따른 피해액만 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에 참여했던 지입차주들이 소속된 화물연대가 개입하면서 신선식품 보관과 유통, 허위과장광고 등에 대한 화물연대의 폭로와 불매운동 등이 이어지면서 '바른 먹거리'라는 풀무원의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실적도 추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2% 급감했다. 파업 직전 26만원대에 달했던 풀무원의 주가는 이날 현재 13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단 풀무원은 오랜시간을 끌어온 파업사태의 일단락을 계기로 올 하반기 훼손된 이미지 개선과 부진한 실적의 반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풀무원 실적악화의 주범으로 꼽히던 해외사업부문이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풀무원은 해외사업 정상화를 위해 남승우 총괄대표에 이어 그룹 내 2인자인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에게 해외사업을 맡겼다. 이 대표는 올해 초 인수한 미국 두부시장 1위 업체인 '비타소이(Vitasoy)' 미국법인의 안정화를 위해 한달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 상주하며 현안을 챙기고 있다.

문제는 미국시장에서 주력인 두부 수요가 많지 않고,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한계 탓에 단기간 내에 실적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일본과 중국시장에서도 당장 실적개선보다는 현지 마케팅 지출 등 투자가 당분간 지속되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폭력사태로까지 번졌던 만큼 기업이미지 타격이 상당했을 것"이라며 "뒤늦게라도 파업사태가 원만히 해결된 만큼 국내시장에서의 안정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돼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사업에 보다 주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