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오존까지 '기승'…1995년 이후 역대 최대

기록적인 폭염에 강한 독성을 가진 오존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995년 관측 이래 올해 역대 최고 많은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18일 전국 지자체와 기상청·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오존주의보 발령횟수는 총 209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34회)보다 56% 증가한 수치다. 시간별로 발령되는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날수도 47일로 역대 최대치다.


오존주의보는 시간당 대기 중 오존농도가 0.12ppm(Parts per Million) 이상일 때 발령된다.

저녁에는 잦아드는 오존주의보가 오후 6시 넘어서까지 유지되는 경우도 64회나 됐다. 저녁 8시 이후엔 11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오후 6시 이후까지 유지된 오존주의보가 35회, 8시 이후엔 2차례밖에 없었다.

올 들어 이렇게 오존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중 하나는 폭염에 있다. 연일 30도를 넘는 한낮 무더위에 생성된 오존이 저녁이 돼도 열대야로 인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공기 중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존농도는 복합적인 이유로 상승하지만 폭염과 환경오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또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한 질소산화물이 강한 자외선과 산소와 결합하면서 오존이 급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나 인접국가의 자동차 배기가스가 늘면서 오존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존의 특성상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없어 인접국가의 오존이 직접 흘러들어 오는 경우는 드물다. 성층권에 있는 오존이 파괴되면서 지표면에 닿는 자외선이 늘어났고 오존이 더 많이 발생하는 영향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오존주의보 발생 등에 주의를 기울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피해가 금방 드러나지는 않기 때문에 평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문제는 앞으로다. 기상청은 이달 말까지는 평년보다 2~3도 높은 기온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존주의보는 일조량이 많은 5~9월에 집중되며 차량 운행이 활발한 오후 4~5시가 가장 빈번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에서 가열된 상층 공기의 유입과 북태평양 고기압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열대저기압의 제6호 태풍 등의 영향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점차 고기압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존은 지상 20~25㎞ 상공에서 태양 자외선 등을 막아주지만 인체에는 오염물질로 작용한다. 오존에 노출되면 두통이나 눈에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1시간 이상이면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고농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이 곤란하거나 실신할 수도 있다.

오존은 특히 미세먼지 등과 달리 입자가 아닌 기체라 마스크 등으로 막을 수도 없다.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환기를 자주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또 오존은 물에 녹지 않아 폐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