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옥 매각 법정다툼되나…"투자자 못모아" vs "꼼수"

서울 다동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의 옛 본사 사옥 건물. @머니투데이 DB.

대우조선해양의 옛 본사 사옥 매각이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코람코자산신탁이 대우조선해양의 일방적 협상 종료 통보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대응을 검토 중인 때문이다.

25일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은 지난 23일 대우조선해양의 협상 종료 통보와 관련해 "투자자 모집이 완료돼 독점적 협상기한 내 거래종결을 앞둔 시점에서 기존 합의조건 이행이 어렵게 되자 일방적으로 독점적 협상기간 종료를 통보한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이 제3자와 매매계약 협상 등을 진행할 경우 일련의 법적 대응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람코는 앞서 5월 23일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다동 사옥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대금 1750억원에 대우조선해양이 최장 7년간(5년 이내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년 추가 연장) 사옥을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돼왔다.

MOU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약속한 기한 내에는 제3자와 교섭이나 협상을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코람코측은 실사 및 투자자 모집을 거쳐 지난달 23일까지 사옥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합의를 통해 10월23일까지 2개월 기한을 연장, 협상을 계속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람코는 대우조선해양이 투자자 모집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협상 종료를 통보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대우조선해양이 협상 조건을 이행하기 어렵게 되자 부당한 이유를 들어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캡스톤자산운용과 새로 계약을 시도하려 한다는 것. 캡스톤자산운용은 매각대금이 1700억원 수준으로 낮은 대신 책임임대 조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본사 인력 600명 중 400명을 거제도로 내려보내면서 계약조건을 못 지키게 되는 상황이 되자 사실과 다른 이유를 내세워 협상 종료 통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람코는 기관투자가 모집과 대출 승인까지 제대로 진행하고 있었는데 자금 모집에 실패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는 회사 신뢰도는 물론 향후 영업활동에도 지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법적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측은 자금 모집을 완료한 잠재적 매수자와 조만간 협상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다동 사옥 추진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영상황 악화로 자금 확보가 시급한 대우조선해양이 법정다툼에 휘말릴 경우 매각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