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량지수 4개월 연속 상승…반도체·화장품↑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 수출야적장 전경. /사진제공=뉴스1

수출물량지수가 넉 달 연속 상승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화장품 수출량이 호조를 나타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은 부진이 계속됐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8월 수출물량지수는 131.15(2010년 100기준)으로 전년동월대비 3.9%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지난 5월부터 넉달 연속 전년동월대비 오름세를 나타냈다.

화학제품(21.8%), 전기 및 전자기기(5.8%), 정밀기기(20.2%) 등은 수출물량이 증가한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19.9%), 수송장비(-8.8%), 일반기계(-6.3%) 등은 수출물량이 감소했다.

자동차 등 수송장비 수출량은 지난해 10월(3.0%) 이후 10개월째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흥국 경기부진 여파로 수출량 회복이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금액지수는 105.31로 전년동월대비 1.4% 감소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26.4%), 일반기계(-6.8%), 전기 및 전자기기(-2.8%) 등은 가격이 떨어졌으나 화학제품(11.4%), 제1차금속제품(7.1%) 등은 가격이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 하락폭은 2014년 12월(-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금액이 많이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물량지수는 124.58로 전년동월대비 7.5%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 상승률은 2014년 12월(10.9%) 이후 1년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석탄 및 석유제품(10.1%), 화학제품(18.9%), 제1차금속제품(10.8%), 일반기계(22.7%) 등의 대부분의 품목의 수입량이 증가했다.

반면 폭스바겐 사태 여파로 수입 자동차 물량은 2달 연속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수입금액지수는 98.77로 전년동월대비 0.7%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10.3%), 전기 및 전자기기(-1.6%) 등은 감소했으나 제1차금속제품(13.3%), 일반기계(27.3%) 등의 수입액이 증가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014년 9월(6.6%) 이후 1년11개월만에 상승했다.

교역조건은 개선흐름을 이어갔다.

수출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지수는 101.29로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했다. 8월 수출가격(-5.1%)에 비해 수입가격(-6.3%)이 더 떨어진 영향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2.84로 전년동기비 5.2% 상승했다.

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매월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올해 유가 하락폭이 지난해보다 줄어서다. 8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3.64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6% 하락했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낙폭이 클수록 교역조건이 더 개선되는데 향후 이런 긍정적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창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앞으로 국제유가가 교역조건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