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R&D 세액공제 확대 "투자여력 강화"

중견기업계가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방침에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조세감면 규모가 큰 R&D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동일하게 적용받았던 중견기업계는 내년부터 중소기업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절세효과로 인한 투자여력 강화에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정부 및 중견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부터 중견기업의 신성장동력·원천기술 분야 R&D 투자액 세액공제율을 현행 20%에서 최대 30%까지 10%포인트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행령에 매출액 대비 R&D 비중에 따라 세액공제율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중견기업이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산업·환경,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소프트웨어 및 보안, 콘텐츠 등 미래 먹거리인 신성장동력산업과 원천기술 분야에 쓴 연구개발비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세 총결정세액에서 감면해준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에 대한 일반 R&D 세액공제 확대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일반 R&D 세액공제의 경우 당기분방식(당해 연구개발비 기준)과 증가분방식(전년대비 증가한 연구개발비 기준) 2가지로 나뉜다. 중소기업의 일반 R&D 세액공제는 당기분방식 25%, 증가분방식 50%다. 기업이 둘 중 유리한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중견·대기업 일반 R&D 세액공제의 경우 증가분방식은 40%로 중소기업보다 10%포인트 낮다. 당기분방식의 경우 중견기업은 지난해부터 중소기업 졸업 후 1~3년까지는 15%, 4~5년은 10%,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은 8%를 각각 적용한다. 대기업이 2~3%인 것과 비교하면 중견기업에 대해 대우를 한 셈이다. 이와 달리 일반 R&D 세액공제는 여전히 중견기업을 대기업과 동일하게 묶어 놓은 탓에 상대적 불평등을 겪고 있다는 게 중견기업게의 불만이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의 전체 세액공제 중 36%를 차지하는 R&D 분야에서 중견기업을 대기업과 동일하게 취급한 탓에 2004년 이후 기업 규모별 법인세 실효세율을 살펴보면 중견기업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며 "일반 R&D 세액공제(증가분방식)에 대해서도 중견기업 구간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계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중간인 45%를 건의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세액공제를 20%를 기본으로 하되 매출액 대비 R&D비율에 따라 최대 30%까지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가중치를 시행령에 담기 위해 추가 논의를 해야 한다"며 "일반 R&D 세액공제는 대부분 당기분방식이 유리한 것으로 알고 있어 증가분방식에 대해 추가 완화할 경우 중견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실효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하는 대기업보다 특정분야에 집중하는 중견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세액공제 확대가 실효성이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중견기업특별법을 제정해 중견기업을 대기업과 구분해 육성한다는 정책 목표를 정했기 때문에 R&D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조금이라도 차별성을 둬야 한다는 건 명분이 있다"며 "중견기업 일반 R&D 세액공제 중 증가분방식을 5%포인트 확대하면 내년 80억원 가량의 세금감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