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국감]정부 "위안부합의, 최선의 결과"…김복동할머니에 '반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 할머니가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증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덕 현 싱가포르 대사(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당시 외교부 동북아국장) /사진=뉴스1

26일 서울 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이상덕 주싱가포르 대사는 12·28 위안부 합의를 규탄하는 김복동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을 들은 뒤 "주어진 여건 하에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말 위안부 합의 실무를 맡아 진행한 이 대사는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보니 (위안부) 협상을 한 게 잘했다고 생각하나, 잘못했다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하자 이 같이 답변했다.


그러자 설 의원은 "지금도 그 말씀을 하시나. 제가 잘못 판단했구나 하셔야 진정한 외교관이다. 김복동 할머니 같은 분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과거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없으면 잘못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기자든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간에 뭔가 잘못했단 생각이 안 드나"라고 질타했다.

이 대사는 "피해자 할머니들 아픈 상황을 저희들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위안부 합의를) 하려고 했다"고 재차 말했다.

설 의원은 "김복동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너무나 상식적이다. 피해자가 답을 말하고 있는데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말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사는 "충분히 역사적으로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설 의원은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된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라며 "그런 얘기를 하면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땐 그냥 입을 닫고 있어야지 그걸 변명하면 첫째로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고 둘째로 참 남자답지 못하다는 얘기밖에 못 듣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대사는 "정부로서는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반복했다.

설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 적어도 미흡한 점 많았다고 하면 내가 참고 있었을 것이다. 사석에서라도 김복동 할머니께 죄송하다고 얘기하라"고 말했다.

앞서 김복동 할머니는 10분이 넘는 증언을 통해 "위로금은 1000억원을 줘도 못 받는다"며 "일본 정부가 나서서 할머니들 앞에서 용서해 달라고 사과해 명예회복해주고 법적으로 배상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10억엔을 받고 할머니들을 팔아먹은 것밖에 안 된다"며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