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해도 너무한 집단이기주의, 파업중단해야"(상보)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공공기관, 현대자동차 파업에 대해 "해도 너무한 집단 이기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 파업을 중단하고 일터로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최근 파업동향 및 대응방안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우리경제는 내수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약한 개선세를 보이던 광공업 생산과 수출이 파업 등의 영향으로 다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우리 산업과 청년층 고용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미약했던 회복 모멘텀마저 잃게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특히 "지금 우리 경제는 회복과 추락의 기로에 서 있다"며 "우리 경제를 다시 반석위에 올리는 길은 구조개혁뿐"이라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 후발국 추격,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급격한 변화 물결속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며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 금융기관에 이어 철도와 지하철, 공공병원 등 공공기관마저 성과연봉제 반대를 이유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국민의 공분을 살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온 국민의 경기회복과 구조개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우리 임금체계 연공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으며 그 혜택도 대기업과 공공기관 종사자에게 집중됐다"며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연공급 적용에서 배제되고 외주화와 비정규직화를 초래해 노동시장 격차확대, 이중구조 형성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은 지난해 9·15 노사정 합의사항으로 결코 저성과자 해고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학벌이나 나이가 아닌, 직무중심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했다.

경직적이고 불합리한 임금체계와 투쟁과 파업만을 일삼는 시대착오적 노동운동은 우리나라 경쟁력을 갉아먹는 행위라고도 했다.

유 부총리는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이어 26위에 머무른 점을 언급하며 "임금결정 유연성은 73위, 노사협력은 135위에 그치며 전체 국가경쟁력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간 부문에서도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높은 보수를 받는 금융기관과 고도 고용안정을 누리는 공공기관 노조가 기득권 지키기 위해 파업하는 것은 해도 너무한 집단 이기주의며 국민들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7월 이후 파업에 따른 현대차 누적손실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유 부총리는 "대기업 귀족노조 파업으로 인해 협력업체는 몇 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와 맞물려 지역경제 위축과 고용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노조 이기주의와 고비용, 저효율의 노동시장으로 인해 기업들은 공장 신설 등 국내 투자와 채용을 주저하게 된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일자리 얻기 위해 뛰어다니는 청년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 노조가 1998년 이후 해외공장을 11개 지어 4만여개 일자리를 만들동안 국내 공장은 하나도 짓지 않았다는 점이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올해 들어 파업에 따른 근로손실 일수가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도 선뜻 국내에 공장을 짓고 사람 뽑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유 부총리는 "정부는 공공기관,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고 일터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파업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 필수유지업무 준수를 철저히 적용할 것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