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1100억원 입금 '아직도…'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한진해운 부산신항 터미널내 컨테이너 야적장이 만원 상태에 이르자 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인근 도로에 빈 컨테이너가 임시 적재돼 있다.<br /> <br /> 부산항만공사는 웅동배후단지에 컨테이너 임시 장치장을 운영 중이지만 이마저도 혼잡해지자 인근 도로에 컨테이너를 임시로 적재하도록 하고 있다. 2016.09.23. <br /> <br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진해운 (12원 ▼26 -68.4%),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 산업은행 등 3자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에 수정된 한진해운 자금차입약정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수정안을 검토중이며, 세부 보완해 이번주중 승인할 예정이다.

이처럼 약정서 수정·보완 작업이 진행되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1100억원(대한항공 600억원과 산업은행 500억원) 금액 지원은 미뤄지고 있다.


법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한진해운-대한항공-산업은행 3자가 지난 23일 제출한 자금차입약정서에 대해 산업은행의 500억원 '크레딧라인(한도대출)'을 문제삼았다. 산은의 크레딧라인 심사가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언제 한진해운에 금액 지원을 할지 등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약정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이 내놓은 자금이 △모두 소진된 때에 △내부 심의를 거쳐 지급 여부와 금액을 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원은 산업은행이 한진해운 매출채권(추후 받을 화물 운송료)을 대한항공보다 선담보로 잡으면서 500억원에 대한 심사 조건이나 지원 시기 등을 특정하지 않고 있어 법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은행이 매출채권을 선담보로 잡았다는 것은 나중에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이 회수되면 500억원까지는 산업은행이 먼저 회수하고, 그 다음부터 대한항공이 회수한다는 뜻이다.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은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법원 관계자는 "23일 받은 약정서는 대한항공이 600억원을 다 지원하고 나서 산업은행이 후순위로 500억원 한도내 신용공여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산업은행 심사 통과 기준과 지원 시기가 명시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금조달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보다 명확히 해달라고 산은에 요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1일 밤 대한항공 이사회는 '배임 우려'로 20여일 공전을 거듭한 끝에 한진해운 매출채권 담보로 6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다음날인 22일 산업은행은 같은 매출채권을 '선순위담보'로 잡아 최대 5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에 크레딧라인을 개설해 자금이 필요한 경우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에게 지금 당장 자금이 아예 없지는 않다. 자금 지출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 항만 당국과 법원(스테이오더 관련), 하역서비스 업체, 선주(체불 용선료 관련)와 협상 타결을 본 다음 자금을 입금하는 등 절차에 시간이 걸려 자금 융통이 시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법원은 파악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400억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 100억원, 사내유보금 200억원 등 700억원 가량은 확보했고, 해양수산부의 도움으로 개별 항만 당국 등과 협상을 완료하면 하역 비용을 내서 하역을 완료하고 있다. 하역은 미국 서부(롱비치 등), 일본, 스페인 등 해외 일부와 국내 부산항에서 완료됐다.

28일 해수부에 따르면,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97척 가운데 해외하역대상은 23척, 국내하역대상은 30척이다. 해외하역대상은 배가 너무 멀리 있어 국내항으로 유도 불가능한 컨테이너선들이다. 국내외 항만에서 하역이 완료된 컨테이너선은 이날 기준 44척으로 전날 대비 2척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