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 '횡령·배임·사기 혐의' 넥센 구단주 이장석, 재판에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 /사진=뉴스1

수십억원대 횡령·배임·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히어로즈 구단주 이장석씨(50)와 부사장 남궁종환씨(47)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이진동)는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혐의를 적용해 이씨와 남궁씨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수십억원대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야구장 내에 입점한 매점의 임대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처럼 속여 총 1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개로 이씨 지인의 유흥주점 인수 대금 명목으로 회사 자금 2억원을 빌려준 혐의가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12월까지 구단의 누적 결손금이 268억원에 이르는 등 구단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씨가 10억원, 남궁씨가 7억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이씨는 개인적으로 접대비 계정을 이용해 상품권을 구입한 뒤 이를 환전하는 방식으로 총 13억4000여만원을 빼돌리고, 회사 자금 13억원으로 개인 채무를 갚은 혐의도 있다. 남궁씨도 임대 보증금 반환 명목 등으로 총 회사 자금 13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67)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받고 갚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2008년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현 서울히어로즈) 지분 40%를 넘겨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씨는 프로야구 구단인 현대유니콘스를 인수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가입금 120억원을 내지 못하는 등 자금난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과 이달 초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