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강남역 살인사건' 무기징역 구형…"여성에 반감 여전"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모씨(34)./ 사진=뉴스1

검찰이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모씨(34)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반감을 보이고 있어 다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높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며 "자신의 꿈을 이뤄보지도 못하고 아무런 잘못 없이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죄질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는 범행 현장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진심어린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라고 말하고 웃음을 보이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김씨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줬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웠다. 검찰은 "이 사건은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평범한 공간에서 평범해 보이는 누군가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야기했다"며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김씨는 장기간 만성 조현병(정신분열)으로 고통받아온 사람"이라며 "전후상황과 동기를 고려할 때 김씨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깊은 피해망상 속에서 김씨는 정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금돼 있는 현재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김씨는 최후변론에서 자신은 정신병을 앓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강남에서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다"며 "나는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1시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상가 남녀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 김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