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국회 잘 해주시라" 丁 의장에 당부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군의 날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6.25 참전용사 기념비를 방문해 추모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를 잘 해주시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정 의장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정 의장이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진지하게 하신 말씀은 아니지만 국회를 잘 해주시라는 그런 말씀이었다"고 전했다. 정 의장은 "그렇게 해야죠"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다"며 국회 대치상황을 위로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의례적인 인삿말을 건네는 등 국회 정상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와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정세균방지법'(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의장이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그런 입법이 필요한지 아닌지 제게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제 의견은 참고사항일 뿐이고 우리 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일"이라며 "어떤 법에 대해서도 의장이 영량력을 행사할 수 없다. 절대적으로 각 상임위원회나 본회의 의결에 따라 법을 만드는 것이기때문에 의장이 좌지우지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여야 협의로 관련 법이 개정될 경우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정 의장은 "저로서는 어떻게든 국회가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갖고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슨 일이든 하고싶지만 모든 일에 순리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국감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순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의장이 말을 좀 아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시비비를 제 입으로 따질 일이 아니고 여러가지를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자신을 형사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법 절차에 따르겠다"며 "그 결과 귀책사유가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저는 국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항상 법과 원칙에 따라 국회를 운영할 것이고 만일 제가 헌법이나 실정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생긴다면 과거에 일어난 일도 책임질 것이고 앞으로도 책임을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날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복귀를 하지 않으면 3일로 예정된 믹타(MIKTA·5개 중견국 협의체) 국회의장 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순방에 오르지 않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