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오패산 총격범' 성병대 구속영장 발부

오패산 총격범 성병대씨(46·가운데)가 21일 경찰에 구속됐다./ 사진=김창현 기자

경찰관을 총기로 쏴 숨지게 한 오패산 총격범 성병대씨(46)가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신현범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의 소명이 있고 도주 우려가 인정되며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충분하다"며 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21일 발부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저녁 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살인·살인미수·특수공무집행방해 등 3가지 혐의에 범행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19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인근에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번동파출소 소속 고(故) 김창호 경감(54)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둔기를 휘두르거나 총을 쏴 시민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성씨는 총격전을 벌이기 10여분전 강북구 번1동 한 노상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씨(69) 머리를 둔기로 내려쳐 폭행했다.

또 폭행 직전 이씨를 향해 발포했다가 빗나간 총알은 지나가던 행인 이모씨(71)의 복부에 꽂혔다.

경찰은 범행 당일 오후 6시45분쯤 오패산 터널 인근 총격전에서 성씨를 제압하고 현행범 체포했다. 이후 범행 현장을 비롯한 성씨 차량과 가방 등에서 사제 목재 총기 17정과 칼 7개를 압수했다.

성씨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고자 강북경찰서를 나오면서 "부동산 사장이 누나한테 소개해준 집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집에 가면 가스 폭발사고로 암살될까봐 (범행을 저질렀다)"며 횡성수설했다.

'숨진 경찰관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구에는 "(경찰관) 사인에 의문이 있다"고 답했다.

성씨는 또 법원에 들어가기 전 "부동산 사장을 죽일 생각으로 청계천 을지로에서 재료를 사서 총을 직접 만들었다"며 "총격전을 사전에 계획하고 대비했다"고 밝혔다. 계획 범행임을 시인한 셈이다.

총기 제작법을 습득한 경로와 총격전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성씨는 같은날 오전 11시35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끝내고 서울북부지법을 나와 "경찰과 총격전을 각오했고 2개월 전부터 총기를 제작했다"며 "(총기는) 유튜브에서 폭약 원리를 배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을 노리지 않고) 총은 그냥 무작위로 쐈다"며 "나는 내 사건으로 혁명이 시작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한 성씨를 상대로 종합적인 범행 동기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성씨의 과거 정신병력 기록을 기다리는 한편 필요할 경우 정신감정도 의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