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분유수입 장벽, 프리미엄으로 넘는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매일유업 중국 수출용 분유 '매일 앱솔루트 애사락금전명작'./사진제공=매일유업

국산 분유의 중국 수출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당초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저가 분유에 대한 강력한 규제 덕에 국내 업체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프리미엄급 분유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3분기 대중국 조제분유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까지 만해도 7.6% 감소했던 조제분유 수출이 3분기에만 15.8% 증가로 반등에 성공한 덕분이다. 그동안 대 중국 수출은 2008년 이후 연평균 75% 이상 고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9397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1억달러 돌파가 기대됐던 대중국수출은 중국 정부의 분유 규제 강화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사드(THAAD) 배치 결정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시행된 중국 정부의 분유 규제강화가 오히려 국산 분유에 기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영유아조제분유 제품조제방법 등록관리법'은 기업당 브랜드 3개, 제품(조제방법)은 9개로 제한한다. 당초 업계에선 이같은 규제가 중국업체를 보호하고 해외 업체의 판매를 제한하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보니 시장에서 제품의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지적이다. 동일한 조건 하에 모든 업체가 한정된 9개 제품을 유통하게 되면서 업체별로 가장 품질이 우수한 제품만 살아남는 구조가 된 것이다.

중국산업정보망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분유의 품질(90.1%)과 성분(89.6%)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다. 반면 가격은 비교 대상 중 가장 비중을 낮게(24.2%) 고려하고 있다.

덕분에 그동안 꾸준히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해온 국내 유업체 입장에선 중국 현지업체는 물론 수입분유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려오던 압타밀 등 유럽산 분유와도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에 맞춰 매일유업 (8,040원 ▲40 +0.50%), 남양유업 (509,000원 ▲9,000 +1.80%) 등 국내 유업체들은 중국 수출제품의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이달 초 중국 수출분유 '매일 금전명작'을 '애사락 금전명작'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대표적이다.

애사락 금전명작은 아시아 영유아 성장단계별 맞춤 영양 설계를 통해 프리미엄 분유 시장을 직접 겨냥한 제품이다. 이를 통해 올해 수출 550억원 달성이 목표다. 남양유업과 롯데푸드 (311,000원 ▲6,500 +2.13%) 파스퇴르도 중국당국의 분유 규제에 맞춰 제품 리뉴얼을 단행하고 수출 전략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국산 분유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지만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편"이라며 "프리미엄 마케팅을 적절히 구사할 경우 이번 규제는 국산 분유 경쟁력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