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공관 시민쉼터로 변신…혜화동 새 명소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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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 2016.10.25© News1

차들이 꼬리를 무는 혜화동 오거리에서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다보면 언덕 위 하얗게 솟은 저택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서울시장 공관으로 불리다 이제는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다.

11월2일 개관식을 앞두고 27일까지 임시개방 예정인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민들을 맞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25일에는 프레스투어를 통해 언론에 첫선을 보였다.

예전 공관 관리실이 있던 자리에는 아담한 순성 안내실이 들어섰다. 장애가 있는 시민들을 위한 승강기도 설치됐다. 안내실 옆 계단을 밟으면 널찍한 마당이 손님을 맞는다. 일부에서 '호화공관'이라고 문제삼던 박원순 시장의 현재 가회동 공관의 3배에 가까운 대지 1628㎡ 규모다. 울타리처럼 둘러선 산수유나무, 튜울립나무, 향나무를 지나 지친 다리를 두드릴 평상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마당의 한쪽 면을 가득 채운 성북동 전경이 압권이다. 한양도성 성벽 추정선에 걸쳐있어 부속건물을 부수고 재정비한 야트막한 벽 너머로 간송미술관부터 등록문화재 최순우가옥까지 근현대유산이 가득한 성북동의 한옥향기가 바람을 타고온다.

이 저택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조선영화제작 주식회사 사장이었던 다나카 사부로의 집으로 지어졌다. 일본가옥 특유의 전형적 목조건물이다. 해방 이후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의 집, 대법원장 공관 등으로 쓰이다 1981년부터 서울시장 공관이 됐다. 박원순 시장은 이 집에 머무른 마지막 서울시장이다. 한양도성 보존을 위해 은평구의 한 아파트로 거처를 임시로 옮겼고 혜화동 공관은 시민쉼터로 거듭났다.

일부 서울시장은 살기 꺼려했을 정도로 꽤 낡은 집이었지만 리모델링을 하면서도 최대한 옛집의 소재들을 살렸다. 천장에 엇갈린 나무기둥이 연륜을 보여주지만 전시실은 터치스크린 등 첨단으로 갖췄다. 손가락만 대면 1912~2012년 서울 지적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일제강점기 경성, 해방후 서울에 이르는 지도 변천사도 제공한다. 1층 전시실 한가운데는 1941년 이 건물이 처음 지어졌을 때 혜화동의 모습이 모형으로 펼쳐있어 실감을 더해준다. 각종 지도와 문헌 등 한양도성 관련자료들도 빼곡하다.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 1층 전시실에 있는 1941년 혜화동 모형. 2016.10.25© News1

2층 방 하나는 이곳을 거쳐간 역대 서울시장들의 흔적들로 채웠다. 고건 전 시장은 '행정의 달인'이란 별명에 맞게 업무일정표를 기증했다. 테니스 애호가 이명박 전 시장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시구 때 쓴 글러브와 사인볼을 남겼다. 정장이 잘 어울리는 오세훈 전 시장이 공관에서 즐겨입었다는 생활한복도 눈길을 끈다. 서민적인 박원순 시장이 마당을 거닐 때 신었다는 흰 고무신 한 켤레도 가지런히 놓여있다. 사이사이 걸려있는 서울시장을 다룬 신문기사와 사진들도 볼거리다.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웃음기없는 인사를 나누는 최병렬, 조순 전 서울시장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중앙에 자리잡은 아담한 도서공간은 탁 트인 창문의 햇살이 밝혀준다. 한편에는 영상실로 개조된 전형적인 일본식 다다미 방이 있다. 과거 대한뉴스 등에 소개된 서울의 모습과 1대 한성판윤 성석린부터 35대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서울의 수장 1185명의 이름이 영상으로 소개된다.

전시관 입구와 1층에는 작은 카페가 있어 가족·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적당하다. 11월2일 개관식 후 3일부터 일반에 정식 공개된다. 관람은 서울시 공공예약시스템(yeyak.seoul.go.kr)에서 사전예약해야한다. 남은 자리가 있으면 현장 접수도 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을 빼면 연중무휴다. 전화 (02)766-85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