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화한 지식의 양면성

무언가를 조사하는 과제를 받았다고 하자. 항상 그랬듯 자료조사는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터넷 백과사전들을 헤매고 수많은 하이퍼링크들을 클릭해가며 필요한 자료를 수집한다. 그렇다고 모든 자료를 수집하지는 않는다. 특히 위키(Wiki)의 자료들은 그 정확성에 대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료조사 과정은 비단 이 글을 쓰고 있는 한 명의 고등학생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미국의 최신 과학 기술 분야의 전문가인 데이비드 와인버거의 저서 '지식의 미래'는 우리가 이렇게 찾아 헤매는 정보와 지식, 그리고 정보와 지식으로의 접근을 쉽게 만들어준 네트워크를 다룬다.


과거에는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일반적으로 도서관에 가야 했다. 책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생겨나기 이전에는 정보가 대부분 책에 저장되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겨난 이후 지식은 SNS, 블로그 포스트 그리고 크라우드 소싱 등에 의해 계속해서 네트워크화가 진행되어왔다. 그 결과 우리는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지식의 미래'는 DIKW(데이터-정보-지식-지혜) 질서부터 각종 지식을 제공하는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와 개념들을 언급하며 네트워크화한 지식의 양면을 모두 다룬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지식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경계가 없다. 또한 인증은 필요하지 않으며 불안정하다. 이러한 특징들은 경우에 따라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부정적으로도 작용한다.

앞서 언급한 위키의 경우 누구나 지식을 공유하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 빠른 속도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네트워크화 했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점이 부정적 예가 될 수 있겠다. 또 우리는 SNS를 하며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SNS는 다른 매체는 할 수 없는 쌍방향소통을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가 긍정적인 측면만을 지니고 있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SNS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SNS도 위키만큼이나 잘못된 정보와 지식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이처럼 네트워크화한 지식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결론적으로 네트워크화한 지식이 우리를 지식에 대한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게 해줄 것이라는 게 현재 시점에서 가장 확실해 보인다고 한다.

과연 저자가 언급한 대로 '네트워크화한 지식이 우리를 지식에 대한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게' 해줄까. 그리고 네트워크화한 지식들은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바꿔나갈까. 앞으로 우리와 후대가 지식을 얻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할까. 우리가 지식이나 지혜를 얻는 방법이 바뀐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얻는 방식이 아닌 그것을 활용할 우리들 자신일 것이다.

◇지식의 미래= 데이비드 와인버거 지음. 이진원 옮김. 리더스북 펴냄. 368쪽/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