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송파 '3인의 女구청장', 자존심 건 면세점 유치경쟁

(왼쪽부터)신연희 강남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

'강남대전'으로 불리는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의 '3차 면세대전'에서 강남·서초·송파구 세 여성 구청장들이 면세점 유치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면세점 유치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만큼 자신의 행정구에 입지를 정한 업체들이 특허를 따내길 기대하며 행정 지원에 나섰다.

27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3차 면세대전'에는 총 5개 대기업이 참여했는데 SK네트웍스(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는 모두 강남 3구에 입지를 정했다.


'강남 3구' 여성 구청장들은 공통점이 많은데 모두 이름이 '희'자로 끝나고, 당적도 새누리당이다. 공무원, 기자, 변호사 등의 경력에 행정가로 변신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일거양득'을 기대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각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와 무역센터를 입지로 삼았다. 신 구청장은 2개 기업 모두 특허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남구에는 현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영업 중이다.

신 구청장은 "강남에 연간 약 8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 오지만 대형 면세점은 주로 강북에 있다"며 "이 때문에 쇼핑과 관광이 한 자리에서 이뤄지는 것을 선호하는 여행사들이 강남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쇼핑을 위해 다시 강북으로 이동해야 하는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해 강남구에 면세점이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부터 30년 간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한 신 구청장은 2010년에 이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선언하며 강남 곳곳의 관광 명소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관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쳐 2014년 기초자치단체장이 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반포 센트럴시티를 입지로 내세운 신세계면세점을 응원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신세계면세점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면 중국인 등 많은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 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서초' 이미지를 외국인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최근 서초구 전역에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인 축제인 '2016 서리풀 페스티벌'을 통해 신세계면세점과 호흡을 맞췄다. 조 구청장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사업 추진력을 높게 평가받고, '디테일이 강한 구청장'으로 불린다.

늦깎이 변호사 출신의 재선 구청장인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롯데면세점과 함께 '부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특허권을 잃고 지난 6월 말 영업을 종료했을 때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의 유일한 면세점이 문을 닫아 지역 경제 피해를 우려하는 박 구청장은 잠실관광특구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롯데면세점 부활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2012년 서울시가 강남권 최초로 지정한 잠실관광특구를 중심으로,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등을 활용해 송파구 관광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박 구청장은 "문 닫은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인력과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이번 입찰에 롯데면세점이 다시 성공해 송파구의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