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11월 앞둔 외국인의 변심

삼성전자 사태에도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의 시각에 10월 말 들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의 변심에 한때 207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다시 2000 초반대로 하락했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70포인트(0.23%) 내린 2019.42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하루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며 33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도 298억원을 순매도했다.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이 퇴행성디스크치료제 임상 중단 소식에 15.25% 급락하면서 이날 코스피 제약 지수는 6.0% 하락했다. 유안양행 급락에 앞서 신약개발이 중단된 한미약품도 8.68% 내리며 제약주가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헤지펀드 결산 도래=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에도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10월 말 들어 순매도를 보이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10~11월에 집중된 글로벌 헤지펀드의 회계결산(북 클로징)으로 일부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헤지펀드는 11월을 전후로 수익을 고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연간으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국가에 대해서 비중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며 "헤지펀드의 북클로징은 최근 약세 전환한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로 이어질 수 있어 외국인 순매도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IB)은 11월 결산을 하고 있다. 여타 외국계 IB들도 보너스 등 성과 측정을 위해 10월 말 전후 회계 결산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에서 제공되는 국적별 외국인 순매수 동향을 살펴봐도 2011년 이후 케이만제도 등 헤지펀드가 주로 위치한 조세회피 지역 외국인은 4분기에 5년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다.

특히 환손실에 민감한 헤지펀드 자금은 최근 약세 흐름으로 전환한 원화로 인해 환차손 우려가 커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 자금 이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불확실성 속 확실한 것은=3분기 실적 시즌이 절정을 지난 뒤에는 11월 미국 대선과 12월 금리인상이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전망이다. 당장 다음 주 1~2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10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도 외국인 매매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10월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은 5.8%로 전월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벤트를 앞두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팀장은 "다음 주에는 일본 통화정책 회의를 비롯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고 8일은 대선일"이라며 "당분간 채권 시장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낮은 가운데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업종에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3분기 애널리스트 이익 추정치를 업종별로 살펴봤을 때 철강·화학·은행 업종의 이익 전망이 두드러지게 상향됐다. 이들 업종에 속한 경기민감주는 저평가된 종목이 많아 경기회복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실적 개선 종목이 늘어나면 실적이 좋은 기업 중 가장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 대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으면서 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