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점 '다이어리' 전쟁… "스티커 2000원에 팔아요"

다이어리의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연말이 되면 유명 커피 전문점에선 증정용 다이어리를 선보인다. 음료 1잔당 1장의 스티커를 찍어주고 일정량이 모이면 다이어리를 주는 연말 이벤트다.

물론 스티커를 모으지 않고 다이어리를 살 수도 있다. 커피전문점마다 증정용 다이어리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보통 2만~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한정판 다이어리는 이벤트 증정용으로만 받을 수 있게 한 곳도 있다.


고객 입장에선 커피를 마시면 다이어리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지만 최근엔 주객이 전도돼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A씨는 한 커피전문점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지난 한 주 내내 하루에 커피 2잔 이상씩 먹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6일 동안 실시된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기간 동안 일반 음료(14잔)와 시즌 음료(3잔)를 마시고 스티커 17장을 모아오면 다이어리를 하나 더 주는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기간이 워낙 짧아 하루에 커피 한 잔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커피 한 잔 가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일 2잔 이상의 커피는 만만치 않은게 사실. 이에 온라인에선 스티커를 저렴하게 모으는 방법도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게시판에 '스티커 저렴하게 모으는 방법'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시즌음료 스티커(3장)를 제외한 일반음료 스티커(14장)는 매장에서 가장 저렴한 '오늘의 커피 작은사이즈'(3300원)로 채우라고 조언했다. 여기에 개인 컵까지 사용하면 3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어 3000원이면 스티커 1개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해당 음료 14잔과 시즌 음료(숏 사이즈 5100원) 3잔씩 총 17잔의 가격을 따지면 총 5만7300원. 다이어리 정가는 3만2500원이다.

온라인 카페에선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스티커 모으기 전쟁도 벌어졌다. 일종의 '스티커 시장'이 선 것인데 일반 음료 스티커는 2000원, 시즌 음료 스티커는 2500~3500원선에 판매되기도 했다.

특히 1+1 행사가 종료되기 직전에는 스티커 가격이 크게 올라 '다 채운 스티커를 6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도 해당 스티커는 30분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다이어리가 두 권에 6만5000원인데 6만원에 구입한 거면 저렴한 것 아니냐"고 했다.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B씨는 "밥 먹으면 꼭 커피를 마시는데 다이어리까지 받을 수 있으면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생각에 모으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점점 욕심이 나 먹지 않아도 될 커피까지 마시게 되고 스티커를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1+1 행사가 끝난 4일 스티커 교환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가격은 1500~25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카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