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차남도 20억원 뜯겨…'법보다 주먹' 조폭 80명 검거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가 조직폭력배에게 수십억원을 갈취당했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전국 건설현장·유흥업소 등을 돌며 거액의 금품을 뜯어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 건설공사 현장과 유흥업소 등을 돌며 폭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범죄단체 활동죄 등)로 통합 범서방파 소속 조폭 81명을 붙잡아 장모씨(57) 등 17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통합 범서방파는 2008년 함평·화곡 범서방파 등 3개 조직 60여명이 힘을 합친 조직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신규 조직원을 합숙시키고 90도 인사를 하며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행동강령을 만들어 운영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전재용씨에게 20억원을 갈취한 사실도 밝혀졌다. 조폭들은 경기 용인시 내 토지를 공매 신청한 전씨에게 위력을 행사, 50억원을 요구해 20억원을 뜯어냈다. 전씨는 공매가 늦어지면서 손해가 커지자 돈을 건넸다.

조폭들은 돈이 되면 어떤 일이든 달려들었다.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씨와도 연루됐다. 조폭들은 2009년 강씨의 청탁을 받고 10여명을 동원해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에서 제작진을 집단폭행했다. 2009년 8월에도 전북 김제시 내 교회 강제집행 현장에서는 조직원 30여명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는 신도 100여명을 집단폭행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도 쥐락펴락했다. 따로 조사를 받으면서도 형량과 수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말을 맞추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2009년 강남에서 또 다른 대규모 조직 충장OB파와 손잡고 부산칠성파와 대치하기도 했다"며 "조직원 대부분을 검거해 소탕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대규모 폭력조직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