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D-1…총수 첫 출석, 속타는 SK·한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뉴스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기업인 청문회가 오는 6일로 하루 남겨놓게 되면서 SK와 한화그룹이 속을 태우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문제를 비롯해 국회의원들의 돌발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할 경우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총수 개인사가 들먹여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는 지난해 최 회장의 특별사면 및 올해 면세점 추가 특허 선정 발표와 관련해 대가를 지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는 작년 면세점 특허 신규 취득 및 2014년 삼성그룹과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루머가 돌았다.

SK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총 111억원으로 삼성과 현대차그룹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회원사들의 매출 규모에 비례해 책정한 것으로, 추가로 요청 받은 80억원은 거절했다.

하지만 SK는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최 회장이 지난 2월 박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관련 수사의 연결고리로 지목해 지난달 압수수색을 받았다.


SK는 면세점 관련 청탁이 최 회장과 박 대통령 독대에서 논의됐으면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지원 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고, 지난해 11월 워커힐 면세점의 특허 취득에 실패했겠냐며 대통령에 대한 로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사면 및 면세점 관련 의혹에 대한 소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면세점 특허 신규 취득 및 김 회장 사면·복권 로비 등과 관련된 의혹은 사실무근이어서, 특별히 문제될 소지는 없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이 현 정부 들어 매번 사면·복권에 배제돼 특별 혜택을 받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25억원을 제공했다. 출연금 규모는 재계순위와 같은 8번째다.

한화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청문회에 나오는 것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 전 사장은 현직에 있을 때도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자주 냈고, 지난 총선때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했다. 이에 예상치 못한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쟁점이 많지 않지만, 이번 청문회에 성실히 응해 관련 의혹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SK와 한화는 전경련이 요청한 사업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고, 매출액 기준에 따른 분담비율에 따라 돈을 냈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도 SK와 한화가 총수의 사면 및 사업권을 염두해 두 재단에 출연했다면 금액이 전경련 분담 비율보다 훨씬 컸을텐데, 그렇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두 재단 출연 규모가 재계 순위와 같은 것은 관행적인 지원이었기 때문이다"며 "특혜를 바랬다면 해당기업의 지원액수는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