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딱 걸렸어'…장시호 태블릿PC 제출에 거짓말 '들통'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2016.12.2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며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작성 등 국정농단 의혹을 부인하던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조카 장시호씨(38·구속기소)에게 발목이 잡혔다.

장씨의 변호인이 최씨 소유의 또다른 태블릿 PC를 특검에 제출하면서, 기존 태블릿PC가 최씨 소유가 아니라던 주장의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사용한 새로운 태블릿 PC 한 대를 지난 5일 임의제출받아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태블릿은 기존에 한 언론사가 입수해 검찰에 제출한 것과는 다른 태블릿이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특검은 지난주 특정 피의자(장시호)의 변호인으로부터 태블릿 PC한대를 임의 제출받아 압수조치했다"며 "제출받은 태블릿PC는 이미 보도한 것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씨는 12월7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저는 최순실씨가 지시를 하면 또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모인데다가 거스를 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이 최씨 소유의 '제2의 태블릿'을 확보하면서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을 문제삼던 최씨 측의 방어논리는 크게 균열이 갈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제출자(장시호)는 최씨가 2015년 7월경부터 2015년 11월경까지 사용한 것이라고 특검에서 진술하고 있다"며 "특검에서 확인한 결과 태블릿 사용 이메일계정, 사용자 이름 정보 및 연락처 등록정보 등을 고려할 때 PC는 최순실 소유라고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씨 측은 '최씨의 태블릿이 아니다. 최씨는 태블릿 PC를 쓸 줄 모른다'며 태블릿에 대한 감정신청을 요구해 왔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구속기소)도 태블릿 입수의 적법성과 파일 오염 등을 따지겠다며 감정을 신청했다. 박사모 등 일부 시민단체도 이같은 최씨 측 대응에 발맞춰 '태블릿 조작설' 등 음모론을 제기해왔다.

특검은 '제2의 태블릿' 확보로 불필요한 논란이 불식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의자의 자발적 제출이라는 점에서 향후 법정에서도 특검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특검보는 "제출은 특검에서 요구해서 제출한 것이 아니라 피의자가 변호인과 상의해서 자발적으로 제출했다"며 "(제2의) 태블릿 PC를 입수한 절차가 아무런 문제가 없어 증거능력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기존) 태블릿PC를 과연 최순실이 사용했는지 여부가 상당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장시호가 제출한) 태블릿을 확인한 결과 최순실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점에 대해 중요한 증거라고 판단해 오늘 입수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2의 태블릿에는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 과정에서 삼성으로부터 지원금을 수수하며 주고받은 다수의 이메일과 박근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말씀자료 중간수정본 등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드러난 최씨의 혐의 외에 새로운 범죄 관련 물증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최씨의 관계를 입증하는 또다른 물증이 발견되면서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및 제3자 뇌물죄 혐의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씨 모녀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해 삼성의 핵심 관계자 최지성 미래전략실장(66·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63)을 소환해 19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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