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도는 일본 땅" 망언… '부산 소녀상' 한일 갈등 '2R'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설치됐다가 동구청의 강제 철거로 압수된 소녀상이 지난해 12월30일 오후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인도에 다시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을 둘러싼 한일 갈등이 일본 정부의 '독도 망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외교부는 17일 일본 외무상이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밝힌 데 대해 "일본 정부는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을 즉각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가 또 다시 부당한 주장을 한 것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외교부는 대사가 일시 귀국으로 자리를 비운 주한 일본대사관의 총괄 공사를 초치해 강력한 항의도 전달했다.

앞서 일본 매체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도 의회가 독도에 소녀상 설치를 추진하는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표현)는 국제법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라며 "이런 입장에 비춰볼 때도 (위안부 소녀상 설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한일갈등 불씨가 독도로 옮겨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말 한국 시민단체가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설치한 뒤 불거진 한일 갈등은 지난9일 주한일본대사와 부산 총영사가 본국에 일시 귀국하면서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다. 외교부는 일본측의 소녀상 철거 요구와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 등 강경 대응에도 맞대응을 자제하고 갈등국면을 진정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제사회에서는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고 일본측 입장을 이해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일본 내에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대사가 조만간 귀국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독도 문제를 놓고 일본이 도발하면서 한일 갈등이 확전될 조짐이다.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후 정상 궤도로 올라선 듯 했던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런 가운데 주한일본대사의 조기 복귀 여부가 향후 사태 전개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변인은 이와관련 "(본국에)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의 귀국 시점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알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