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남양유업, 사옥 옮겨 제2 도약 꿈꾼다

남양유업이 53년 간의 셋방살이를 마감하고 올해 강남 신사옥 시대를 맞는다. 1964년 창립 이후 처음 갖는 '내 집'인만큼 제2의 도약을 이뤄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오는 2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산공원 사거리에 위치한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신사옥은 지상 16층, 지하 4층 등 총 20층 규모이며, 남양유업 본사 직원 200여명과 강남 영업지점 등이 들어올 예정이다. 흩어져 있던 조직이 한데 모이면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특히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 종료와 맞물려 기업 근간인 유제품 사업에 집중 투자해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이룰 계획이다.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파문 이후 떨어졌던 실적을 원상복귀하고, 투자도 늘려 향후 50년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남양유업은 라이벌인 매일유업이 유아동복, 외식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하는 것과 달리, 디저트카페 '백미당1964(이하 백미당)'와 커피 등 유제품 기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사업을 확장해왔다.

남양유업의 인스턴트 원두커피 루카스나인

먼저 국내에서는 인스턴트 커피와 급성장하고 있는 디저트카페를 바탕으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와 '루카스9' 등의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지난해 9월말 커피전문점 라떼를 겨냥해 선보인 '루카스9 라떼'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분위기가 고무돼 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루카스9 라떼'는 출시 한 달만에 100만개가 판매되며 5억원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서 통상 월매출 10억원 제품을 히트상품으로 분류하는 것을 감안하면 초반 성적이 좋다. 남양유업은 장기 불황, 물가 상승과 맞물려 해당 제품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저트카페 '백미당'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현재 백미당은 백화점 위주로 2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표 제품인 아이스크림의 경우 디저트 문화 확산과 맞물려 겨울철에도 인기다. 업계에서는 올해 백미당 매장이 전년대비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 시장에서는 분유 수출 확대 계획을 세웠다. 수출 핵심국인 중국의 경우 2018년부터 '신제조분유법' 시행으로 규제가 강화될 예정이지만 '두 자녀 허용정책'으로 인한 기회가 위험요인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생산공장을 추가하고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인스턴트 원두커피 '루카스9'도 태국과 유럽, 중앙아시아 등 해외 수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올해 신사옥 입주를 제2의 도약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비용 절감과 고수익 제품 강화를 통해 수익은 늘리고 매출도 10%씩 성장해 향후 50년을 위한 기반을 닦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