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쏠린 편찬심의위원 성향 도마에… 각계 "폐기가 답"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역사·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자들에 이어 편찬심의위원들의 편향된 성향도 도마에 올랐다. 31일 교육부가 공개한 중등교과용 도서편찬 심의위원 가운데 이택휘 전 서울교대 총장은 금성교과서 등을 '좌편향'이라고 비판한 인사다. 허동현 경희대 교수와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대표적인 뉴라이트 학자로 꼽힌다. 강규형 교수는 뉴라이트 성향의 교과서포럼 운영위원 출신이다. 그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했다고 비판받던 교학사 교과서를 "가장 안전한 교과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지난해 부임 이후 처음 참석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주 4·3 사건에 대해 "항쟁사로서만 현대사를 꾸민다면 학생들의 반항심을 고취하는 것" 등의 발언으로 편향성을 지적받았다.

학계와 교육계, 시민단체, 정치권에선 "폐기만이 답"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교과서 폐기를 주장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국정교과서는 국민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애초부터 첫 단추를 잘못 채운 사업"이라며 "정권의 입맛에 따라 부활한 전근대적 국정교과서 정책은 비난여론을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 처방으로 갈수록 누더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높였다. 방은희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교육부가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가중하는 주체가 되니 교육부 해체론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선 교육부가 불공정 경쟁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다 만들어놓은 국정교과서와 아직 집필진도 꾸리지 못한 검정교과서를 경쟁시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당장 검정교과서 집필단계부터 대한민국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 2가지 표현 중 무엇을 써야 할지 정부 눈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영재 기자 jw0404sh@

최민지 기자 mj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