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두번째' 특검 소환, 한달 전과 달라진 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됐다. 지난달 12일 소환 이후 한달 만이다.

삼성의 분위기는 지난 1월 당시보다 더욱 무겁다. 특검과의 첫번째 대결은 법리 대결에 의한 '구속영장 기각'이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이번 '2 라운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이 팩트 대신 '정서법(法)'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며 "통상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경우 기각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도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특검은 지난달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번 특검 수사로 삼성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였다.

그러나 최근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 부회장, 장 사장, 박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최고 수뇌부와 임원들을 피의자로 입건해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필요시 이 부회장 외 다른 복수의 고위 임원들까지도 구속할 수 있다는 강경한 메시지다. 삼성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그룹 수뇌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삼성은 지난달 중순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이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말 청문회에서 약속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실천했고, 미래전략실 해체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을 집요하게 노리는 특검의 강공에 삼성 내부적으로 '해도 너무하다'는 반발감도 감지된다. 이번 게이트의 몸통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대신 삼성이 모든 화살을 일방적으로 맞고 있다는 것. 이에 삼성 내부적으로도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도 지난달과는 달리 입을 열고 각종 사안들에 대해 대처하고 있다. 자칫 특검을 자극할 수 있는 대응은 자제하지만, '팩트'와 관련해 잘못된 보도 등에 대해서는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최근 수차례 공식입장 발표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특혜 의혹, 블라디미르 구입 지원 의혹, 공정위 순환출자 해소 관련 특혜 의혹,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입법 로비 의혹 등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혔다"며 "사실에 대해 해명해도 (일부 언론과 특검 등이) 이를 듣지 않으려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