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체인지' SK…CEO에 스톡옵션 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제공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와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등 SK (163,400원 ▲2,100 +1.30%)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자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그룹 편입 후 처음이고 SK텔레콤은 15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박성욱 부회장에게 보통주 29만88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간을 2019년 3월 25일부터 2022년 3월 24일(기준행사 가격은 주총 승인일 전일 주가), 2020년 3월 25일부터 2023년 3월 24일(기준행사 가격에 8% 할증), 2021년 3월 25일부터 2024년 3월 24일(직전 기준행사 가격에 8% 할증)까지로 나눠 각각 9만9600주씩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스톡옵션 수량의 SK하이닉스의 24일 기준 종가 4만7500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총 141억9300만원 어치의 주식이다. 가령 박 부회장이 경영을 잘해 2021년 3월 25일 SK하이닉스 주가가 2배로 뛸 경우 스톡옵션을 행사해 모든 주식을 처분하면 141억9300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SK하이닉스가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준 것은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공시를 통해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 일치를 통한 기업가치 성장 극대화를 위해 스톡옵션을 도입해 기업가치 제고와 보상을 직접 연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도 24일 이사회를 열어 박정호 사장에게 보통주 6만6504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19년 3월 25일부터 2022년 3월 24일, 2020년 3월 25일부터 2023년 3월 24일, 2021년 3월 25일부터 2024년 3월 24일까지 각 2만2168주씩 행사하도록 했다.

박 사장이 부여 받은 스톡옵션은 24일 기준 SK텔레콤 종가인 23만1500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총 153억9567만원 어치다.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할 수 있는 2021년 3월 25일 주가가 2배로 뛸 경우 153억9567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준 것은 2002년 이후 15년 만이다. SK텔레콤도 공시를 통해 "회사의 장기적, 궁극적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계열사들의 스톡옵션 도입은 최 회장의 변화·혁신 주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최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뒤 주주총회 시즌을 처음 맞은 것이라 그에 맞게 각 계열사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SK(주)도 스톡옵션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