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X파일]꼬이고 꼬인 학교용지부담금, 해법은..

수도권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아파트 신규공급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교육당국이 학교용지 부담금을 서로 떠넘기면서 해당지역 주택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학교용지특례법)에 따르면 건축법과 주택법, 도시개발법 등에 따라 일정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할 경우 LH 등 사업시행자는 학교용지를 확보, 시·도교육청에 무상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됐던 보금자리주택은 학교용지특례법에 명시되지 않은 법률(보금자리주택건설등에관한특별법)에 따라 사업이 진행됐다. 이 때문에 학교용지부담금을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있었다.

이에 법제처와 국토교통부는 2011년 2월에 “보금자리주택사업도 학교용지특례법 적용대상이 되므로 LH는 학교용지를 무상 공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보금자리주택 지구에서도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거나 학교용지를 확보해 공급해왔다.


이후 LH는 자체감사를 통해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담하거나 학교용지를 무상공급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LH는 2013년부터 부천·성남시 등 15개 지자체를 상대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소송의 1·2심 법원은 대부분 원고(LH)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사한 내용의 소송인 만큼 판결 취지는 비슷하다.

1·2심 법원들은 “보금자리주택특별법이 학교용지특례법에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주택공급이라는 본질적 목적이 동일한 만큼 LH가 학교용지를 무상 공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대법원은 지난해 말부터 관련 소송 4건을 파기환송했다. 1·2심 판결이 잘못됐으니 다시 판단하라는 것인데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라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으면 그에 따른 인허가를 받은 것이지 건축법과 도시개발법의 모든 규정들까지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소송전으로 비화한 학교용지 부담금이 최종심(대법원)에서 결과가 바뀌면서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결국 한국주택협회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달라고 나섰다. 협회는 지난 2일 “전면 보류된 학교설립 절차와 관련 인허가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며 국회(국토위·교문위)와 정부(국무조정실·국토부·교육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한 해법은 협회의 요청대로 ‘관련기관 협의’ 외에는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국토부와 교육부가 우선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찾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