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네거티브' 접은 민주당 빅3…文 "대우조선, 정부지원"

머니투데이

최경민, 부산=이건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빅3' 후보가 영남에서 대연정론 및 리더십에 대한 '네거티브' 논쟁에서 벗어나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비교적 차분하게 나눴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정부지원을, 안희정 후보는 구조조정위원회 구성을 거론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다른 두 후보와 달리 '즉각 철거'를 주장했다.

28일 KNN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경선 영남권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한계기업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혈세투입을 반대한다고 했다"며 "대우조선이 위기에 봉착했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질문했다.

안 후보는 "대우조선에는 2년전과 이번까지 7조원이 투입된다. 그 산업의 회생전망에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조선업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한다. 여야를 초월해 산업구조조정위원회를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즉각적 자금 지원 보다, 차기 정부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구조조정 방안 도출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인 셈이다.

이에 문 후보는 "조선업은 장기 불황 속에 이미 세계적 경쟁력이 있기에 정부가 지원해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원금은 채권자의 채권 회수용으로 사용됐는데, 이번에는 채권자들이 분담해서 지원금이 회생에만 사용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체불에 있어서는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고 큰 틀에서 뜻을 맞췄다. 문 후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임금체불이 생기는데, 안 후보는 임금체불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도 좋지만 임금채권보장기금을 통해 체불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을 먼저 지급한 뒤 사용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안 후보는 "체불 임금에 대해 국가가 임금체불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점은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은 "숙지가 안 됐다"고 답했다. 안 후보측은 전날 호남 순회경선을 앞두고 임금체불과 관련해 체불임금에 대해 해당 임금의 2배의 금액을 지급하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낙동강을 낀 영남권에서 이뤄진 토론회인 만큼, 4대강 사업도 주요 토론 주제였다. 이재명 후보는 "낙동강 보 철거가 급선무다. 생태하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문 후보는 "4대강 보를 당장 철거하자는 것은 좀 성급하다. 이미 투입된 돈이 너무 아깝다"고 이 후보와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일단 4대강 보들을 상시적으로 개방하고, 이후 전문가 평가위원회를 구성해서 보의 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남권 신공항과 관해서는 지나치게 정치적 문제로 비약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되도록 기존 정부의 결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에 뜻이 모아졌다. 문 후보는 "김해공항의 신공항 입지가 적절한지 살펴보겠다"면서도 "적절한 결정이면 국제선을 24시간 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이뤄졌던 대연정 등과 관한 네거티브 공방의 수위도 약했다. 대연정과 대해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 짧은 논쟁이 있었다. 안 후보가 선제적으로 화두를 던졌고, 문 후보는 "정치공학적으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어떻게 대화를 나눌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고, 문 후보는 "적폐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국민에게 호소해야 하는데, 이 와중에 한국당과 연정하겠다는 게 시기적으로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안 후보는 "이런 질문을 문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지난 6번 대통령이 현재 헌법체제에서 제대로 국가를 못 이끌었다. 문 후보도 과거에 얼마나 고생했나"라고 말했다. "제 정치적 소신이 바뀌어서 '무원칙한 이야기'라고 하신 것인가"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우리가 2003년 집권을 했던 첫해에 국가균형발전법, 지방분권법을 소수당이었지만 다 통과시켰다. 오히려 탄핵 이후 다수당이 됐을 때 개혁을 못했던 경험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연정과 같은 정치공학적 방법 보다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