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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문건' 논란… 2007년 그 일주일, 무슨 일이 있었나

[the300] 2007년 11월15~20일, 참여정부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놓고 논쟁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입력 : 2017.04.21 16:16|조회 : 5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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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송 총장은 이날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개입했다는 논란과 관련, 증거가 되는 문건을 공개했다. /사진=뉴스1
송민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송 총장은 이날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개입했다는 논란과 관련, 증거가 되는 문건을 공개했다. /사진=뉴스1
참여정부 말기였던 2007년 11월15일부터 약 일주일간 대통령과 장관들 사이에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을 놓고 벌어진 논쟁이 10년이 지난 지금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당시 비서실장)가 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이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적극 부인하며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21일 송 전 장관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만든 메모'라며 당시 정부가 표결에 앞서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박 문건을 공개,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에 양측의 주장을 시간 순서에 따라 짚어봤다.

◇11월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서 첫 언급=남북은 2007년 10월4일 '10·4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했다. 한 달 뒤인 11월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남북은 합의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서울에서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했다.

남북총리회담이 열리고 있던 15일, 매주 목요일마다 개최되던 정부 안보정책조정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유엔 대북인권결의안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다. 2006년 10월9일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한 후 한 달 뒤인 11월16일 정부가 유엔 대북인권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 결정을 내린 지 약 1년 만이었다.

문 후보 측에 따르면 이날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백종천 안보실장을 비롯한 장관들은 결의안 기권 의견을 냈다. 북한 측 인사들이 서울에 와 있는 시점에 찬성 의견을 던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홀로 찬성 의견을 강경하게 고수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회의가 종료됐다.

◇11월16일, 노 대통령 '기권' 입장 정했나=다음날인 16일,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의 요청으로 노무현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렸다. 백 실장, 이 장관, 송 장관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문 후보 측은 이 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최종 입장이 '기권'으로 정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 대통령기록물보호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법적 판단이 내려지면 언제든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송 전 장관은 16일 회의에서 최종 입장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자신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참여정부가 11월18일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에 의견을 묻자'고 결정, 북한의 입장을 물어본 뒤 기권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월18일, 북한 입장 확인키로=11월18일 또 한 번 회의가 열린다. 정부 입장(기권)이 결정된 상태에서 송 장관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형식적 회의였다는 게 문 후보 측 설명이다. 홍익표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송 전 장관이 계속 반발하니 노 전 대통령이 한 번 더 무마하는 차원에서 관계 장관끼리 논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 회의와 관련, 지난 2월9일 JTBC '썰전'에 출연해 "송 전 장관이 다시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찬성에 대해 북한도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그렇다면 확인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의 말처럼 북한이 반발하지 않을 경우 결의안에 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는 "그래서 국정원이 갖고 있는 방법으로 확인해 보기로 한 것이었다"며 "국정원의 답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반발이 심할 것 같고 자칫하면 후속 회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기권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북측의 입장을 알아보기로 결정됐다는 진술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송 전 장관은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에 의견을 묻자'고 제안했고 다른 세 사람도 그 방법에 찬동했다. (중략) 논란이 오고간 후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적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미래, 성평등이 답이다'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를 마친 후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미래, 성평등이 답이다'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를 마친 후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11월20일, 노무현이 송민순에 '메모' 건넸다?=송 전 장관은 21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세안+3 회의차 싱가포르로 출국한 노 전 대통령이 20일 저녁 자신을 방으로 불러 '인권결의안 찬성은 북남선언 위반'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의 주장에 대한 '반박 문건'이라며 해당 메모를 공개하기도 했다.

송 전 장관은 이 문건이 김만복 전 당시 국정원장이 북한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싱가포르에 있던 백 실장에게 전달한 뒤 노 전 대통령을 통해 자신에게 전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일로 그쪽 뜻을 물어보면 북한에 칼자루를 쥐여주고 우리가 칼끝을 쥐는 셈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홍 대변인은 "16일 기권 결정을 하고 나서 우리 입장을 북한에 통보한 것"이라며 "통보할 당시 '찬성' 혹은 '기권'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우리의 주권적 상황이기에 우리가 결정하겠다'는 내용을 북측에 문서상으로 알려줬다"고 반박했다.

홍 대변인은 송 전 장관이 '문 후보가 남북 경로로 확인해 보자고 결론내렸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당시 송 전 장관도 뉴욕에서 북한의 반응을 알아봤다고 했는데 본인이 한 것만 동향 파악이고 남이 한 것은 '물어본 것'이냐"며 "국정원을 통해 정보를 얻은 것은 남북관계 관리 차원에서 통일부, 외교부, 국정원이 해오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도 이날 "송 전 장관에게 책임을 묻겠다.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통보해 주는 차원이지, 북한에 그 방침에 대해 물어본 바 없고 물어볼 이유도 없다"며 "지난 대선때 NLL(북방한계선) 논란과 같은 제2의 북풍공작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색깔론"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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