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별 방송·미디어·ICT 정책 및 거버넌스 구상은?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의 미디어 정책 책임자들이 과거 정권에서의 방송·미디어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경쟁력 후퇴를 지적하며 방송·미디어 부문에서는 독립성과 표현의 자유 보장, 통신 부문의 통신비와 데이터 요금인하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방송·미디어 및 ICT 관련 정부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차기정부 방송, 통신, ICT 정책’을 주제로 한 제 12회 미디어리더스포럼에서 각 정당의 미디어 정책 책임자들은 국내 방송, 통신, ICT 정책을 평가하고 차기 정부의 방송, 통신, ICT 관련 정책 및 ICT 거버넌스 개편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포럼은 미디어리더스포럼 주최, 미디어미래연구소 주관으로 열렸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임성우 국민의당 전문위원, 김하늬 정의당 정책연구위원이 참석해 각 정당별 정책을 발표했고 강상현 연세대 교수,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 김상택 이화여대 교수, 주정민 전남대 교수, 홍대식 서강대 교수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각 정당별 방송 및 ICT 관련 정책은=안 수석위원(민주당)은 차기정부 미디어정책 수립 시 미디어의 공적 역할 강화, 미디어 산업 활성화, 국민 행복 향유권 보장을 중요한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언론의 정치적 독립성 수호와 방송의 공공·공익성 및 보도의 공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디어를 통한 이용자 복지 실현, 미디어 교육 활성화를 통한 국민 민주주의 역량 강화, 지역 미디어 및 지역신문 활성화, 남북간 미디어분야 교류 활성화, 장애인 방송접근권 강화, 방송시장 양극화 해소 및 성장 엔진 활성화 등의 미디어정책을 내놨다.


ICT 정책과 관련해서 안 수석위원은 지난 9년간 대한민국 ICT 산업은 암흑기로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지적하고 뒤처진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을 성공 시키기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문위원(국민의당)은 방송과 관련해 공영방송을 바로 세워 방송의 공공성 및 공익성을 강화하고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 및 미디어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신 및 ICT와 관련해서는 ‘온 국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도입, 제4이동통신 선정을 통한 통신비 절감, 단통법 개선, 제로레이팅 활성화, 알뜰폰 사업자 지원, 제4차 산업혁명 신기술·신산업의 조기 활성화, 새로운 기술과 환경에 맞는 디지털 인권 보장과 표현의 자유 강화 정책 등을 발표했다. 또한 과학기술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민간 주도형 과학 기술 시스템으로 신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연구자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정책연구위원(정의당)은 당이 추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적 정책과제로 대통령 직속 ‘국민주권실현위원회’ 설치, 공영방송의 독립성 및 공정성 회복과 종합편성채널 공정성 제고 및 각종 특혜 철폐, 표현의 자유 확보를 위한 심의제도 개선,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편적 서비스’ 지정 및 ‘보편요금제’ 출시 의무화,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 및 선택권 확대, ICT 노동인권센터 설립 등을 발표했다.

◇바람직한 방송·ICT 거버넌스?=현 방송·통신·ICT 관련 정부 거버넌스의 문제점과 구상 중인 거버넌스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안 수석위원은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기계적 업무 분장, 방통위·미래부·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의 미디어분야 업무 분산, 미래부와 산업부 업무의 중복, 미래부, 행자부 업무 수행기관의 이중성, 방통위, 행자부 업무의 중복, 문화부 소관 업무의 기형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다만 안정상 수석위원은 “확정된 거버넌스 개편 방안은 없지만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버넌스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문위원은 현재까지 방송·통신·ICT 정부 거버넌스는 유사한 사업과 기능, 예산이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했고, 중복적인 사업 추진과 예산 낭비가 있었던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어 정권 초기 국정 안정화를 위해서는 신속하고도 최소한의 정부조직이 요구되며, 불가피한 경우 국정 운영 중에라도 상황에 맞게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유사한 사업과 예산은 한곳으로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기본 원칙이며, 특히 과학기술과 관련해 ‘연구개발 통합관리 부처’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정책연구위원은 “미래부 소관 방송·통신 분야, 방통위의 소관 업무, 문화부의 언론 분야를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미디어 정책 총괄기구 설치(가칭 미디어위원회)를 제안하고,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에 독립성과 다양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프리존 추진 중단 및 재벌 특혜 중심의 ICT 진흥 정책 개선을 위해 산업계·시민사회·학계·노동계를 아우르는 대통령 직속 ‘지능정보사회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인권·노동·안전·환경을 중심으로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진흥·규제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