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지선이 코앞" 대선판 또다른 변수 '지방선거'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4일 서울 양천구 계남 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함 후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2014.6.4/뉴스1

"살점이 뜯겨나가는 아픔이지만 함께하자고 말할 염치가 없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25일 이같은 내용의 글을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창당 당시 함께 새누리당을 나온 본인 지역구(부산 사상)의 단체장, 시의원, 구의원들이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갔다는 거다. 지역 조직은 선거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들 없이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둔 시점, 특히 더하다. 그런데도 이들을 붙잡기 어렵다. 성큼 다가온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도지사, 시장 등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 교육감 등을 선출하는 선거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보수진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일단 정당이 강해야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 대선이 두주 남은 시점. 정치판의 시선은 이미 대선 너머를 향한다.

서울 지역구의 한 중진의원은 "바닥에선 지방선거 준비를 시작하는 분위기가 읽힌다"며 "문재인 아니면 안철수가 될텐데 이외 진영에선 지방 선거를 준비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이 대선판에 다시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바른정당을 중심으로 불거진 안철수-유승민-홍준표 단일화 논란의 핵심에도 지선 변수가 있다.

유승민 후보가 의미있는 지지율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을 막론하고 당내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에서도 이탈자가 나올 정도다. 당이 신뢰를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탈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부산지역 한 바른정당 의원은 최근 지방선거 전략을 요구하며 들이닥친 지역 단체장-시의원들과 만나 "내 (국회의원) 공천은 포기하더라도 여러분의 공천만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오히려 역으로 의원들의 이탈 명분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지역에서 공천을 줄 능력이 있는 자유한국당의 추가 이탈이 이뤄지지 않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당장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지역조직이 탄탄하면 지방선거 공천에 대한 계산이 선다. 한 한국당 중진은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한국당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변수는 지난 대선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을 다 치른 후 대선이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대선 기간 중 재보궐을 치른 데 이어 1년뒤 곧바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방선거 변수는 대선 직후 정계개편에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든 국민의당이든 대선에 패할 경우 승리한 쪽으로의 의원 쏠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지역 조직의 이동이 뒤따를 수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중 어느 쪽이든 대선에 이기지 못하면 엄청난 혼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