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만에 北 미사일 도발…분노하는 美·日, 당혹스런 中

북한이 5일 만에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KCTV)이 지난달 보도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도발을 감행하자 미국, 중국, 일본 등 국제사회는 분노와 당혹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중국은 심혈을 기울여 개최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식 당일에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데 분주했다. 미국과 일본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中 언론 “北, 주도권 잡기 위해 도발 가능성”…‘일대일로’ 개막일 도발에 당혹
중국 언론은 특히 북한이 최근 두 달새 5차례나 미사일 시험에 나섰지만 이날 시험은 이전과는 다른 국면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 회담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미국과 북한의 정부 간 대화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에서 회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북한이 시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식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겠다며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초 ‘적절한 상황’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제를 깔긴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야 한다면 영광스럽게 만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도 이전보다 ‘대화’에 열린 자세를 띠고 있다. 북한 외무성 최선희 미국국장은 지난 12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콩 대공망은 이날 “한반도 정세가 변화하고 있고 한·미, 북·미간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사일 시험에 나섰다”고 전했다.

북한 도발이 중국의 올해 최대 외교행사인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일에 이뤄진 것도 중국 입장에서는 민감한 대목이다. 이날부터 1박 2일 간 열리는 정상포럼에는 세계 29개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정상포럼 같은 외적 요인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북한이 얼마든지 독자적으로 미사일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북한 도발로 중국이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요구당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국제사회에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개최한 포럼 개막식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대 국가행사에 북한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러시아 근처로 통과한 미사일, 러시아 기뻐하지 않을 것”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고를 받았다”며 “북한은 오랜 기간 (우리들에게) 명백한 위협이었다. 미국은 북한의 이 같은 심각한 위협에 맞서 동맹국들과 함께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기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북한 미사일은 러시아 영토에서 매우 가까운 곳을 통과했다”며 “면밀히 말해 러시아와 일본 주변을 날아갔다.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日 아베 “결단코 용납하지 않겠다”
NHK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발사를 강행했다”며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강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듭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백히 위반한다”며 “우리는 북한에 더 강하게 항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도발도 있을 것이다. 미국, 한국과 제휴하면서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국민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