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변태됐어요"…SNS 해킹 주의보

/사진=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캡처

#직장인 김모씨(32)는 최근 지인들로부터 '실망'이라는 내용의 메시지 수백통을 받았다. 이유를 알지 못해 당황했던 A씨는 뒤늦게 본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음란한 내용의 메시지가 지인들에게 무작위로 전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SNS를 해킹당해 이 같은 메시지가 전송됐다는 사실을 백방으로 알렸지만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았다.

SNS 해킹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탈취한 SNS 계정을 이용, 음란 메시지나 광고를 무작위로 보내 계정의 원 소유주가 곤욕을 치르는 일도 빈번하다.

계정을 만들었지만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은 SNS가 해킹의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해킹에 따른 피해는 광범위하지만 법적조치 등이 쉽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19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SNS 계정 해킹으로 피해를 입었다. 18일 오후 5시께 민 의원의 트위터에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의 사진이 게시된 것. 게시된 사진 속 두 여성의 얼굴은 가려져 있고 사진 아래에는 성인 사이트 주소와 함께 낯 뜨거운 광고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해당 게시물은 트위터상에서 2000번 넘게 공유되면서 소동을 빚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트위터상에 게시글은 해킹으로 인해 발생한 상황으로 트위터 측에 요청해 문제 해결 중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라는 글을 올려 해명했다.

SNS를 해킹당해 본인 의사와 무관한 광고성 글이 게재됐다는 피해 사례를 털어놓은 글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SNS 해킹의 경우 대부분 음란성 광고글로 다수의 사람에게 친구요청까지 신청해 전송, 피해를 키우고 있다.


취업준비생 최모씨(28)는 "SNS를 한동안 쓰지 않았는데 지인으로부터 해킹당한 것 같다는 얘길 듣고 접속을 시도했다"며 "하지만 기존 비밀번호 등으로 접속이 불가능해 여러 단계를 거쳐 겨우 계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계정에 접속해 보니 음란성 광고가 다수에게 전송된 기록이 있어 재빨리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올렸지만 SNS 친구 중 외국인도 많아 국제적인 변태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이모씨(33)는 "지인이 SNS를 통해 음란 메시지를 보내 당황한 적이 있다"며 "해킹을 당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찝찝한 마음에 SNS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SNS 중 △장기간 활동하지 않은 계정 △팔로워 수가 많거나 친구 수가 많아 광고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계정 △암호가 비교적 쉬운 계정 등이 해킹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해커들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PC 사용자를 노려 SNS 해킹을 시도하거나 그동안 온라인 사이트 해킹 과정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 계정 탈취를 시도한다.

하지만 해킹을 당해 피해를 봐도 별다른 구제책은 없다. △계정 삭제 △비밀번호 변경 △음란 광고물 삭제 △SNS 해킹 피해 호소 등이 전부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의 해커가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어 체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국내법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며 "평소 SNS 계정의 비밀번호를 어렵게 하거나 추가 인증 방식을 사용하는 게 좋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 SNS 계정은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