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임직원 61% "내부고발 안해"…아태지역 최하위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EY한영

국내 기업 임직원의 61%가 내부고발 제도에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와 비밀 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이었다.

26일 글로벌 회계·컨설팅법인 EY가 발표한 '2017 아시아태평양 부정부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 임직원 중 61%가 '내부고발 핫라인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EY의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로, 한국 기업 임직원들의 내부고발제도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난 결과다. 아태지역 평균은 37%였으며 일본은 42%, 중국은 40%를 기록했다.

전체 응답자 중 48%는 내부고발제도를 불신하는 이유로 '제보 사실이 비밀로 유지된다는 확신이 없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기업의 반부패 방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한국이 최하위였다. '회사의 반부패 방지 정책이 효과적이다'라고 응답한 한국 응답자는 29%에 그쳤다. 중국(51%)·일본(64%)의 절반 수준이었다. 반면 '원칙은 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고 답한 한국 응답자는 53%에 달했다.

이동근 EY한영 윤리경영지원서비스(FIDS) 리더는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직원들의 비윤리적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후속조치 등이 미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아태지역의 밀레니얼 세대(25~34세)는 부정부패에 대한 생각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의 83%는 부정부패가 없는 조직에서 일하기를 원했지만, '계약을 따내기 위해 현금을 제공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응답이 38%로 다른 모든 나이대 평균(28%)보다 높았다. '유흥을 비롯한 접대가 정당하다'는 응답 역시 46%로 다른 나이대 평균(33%)보다 높았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한국·중국·일본·호주·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태지역 14개국에서 근무하는 기업의 임직원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