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임단협, 실적 안좋으면 깎아야"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전시장을 보고 있다. /사진=김남이 기자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노사간 임금협상은 회사 실적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문재인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사내하도급 특별고용)에 대해서는 추가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여철 부회장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임단협은 회사의 실적에 따라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잘되면 잘 되는대로 잘 주고, 안되면 안되는 대로 깎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현재 노조와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 30% △상여급 8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노조가 해마다 요구하는 것이지만 (강도가) 세다"고 평가했다.

윤 부회장의 회사의 실적에 따라 임단협 방향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지난해와 올해 현대차의 실적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조1935억원으로 전년보다 18.3% 하락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 올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1조25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시장 부진의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률은 5.4%로 주저앉았다.


윤 부회장은 올해 판매 목표 달성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진행상황을) 봐야 알 것"이라며 "중국 시장 영향이 제일 클 것"이라고 답했다.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행사장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윤 부회장은 "현대차는 잘하고 있다"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 6000명을 특별 고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00명 정도가 남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2012년 7월부터 사내하도급 근로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사내하도급 특별합의안에 따라 2015년까지 4000명을 채용했으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000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윤 부회장은 향후 추가 전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사내하도급 직원을 정규 기술직 직원으로 고용할 뿐 아니라 사내하도급 근무경력도 인정해준다. 이에 타 대기업의 정규직 전환 사례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한편 채용박람회에서 윤 부회장은 "현대·기아차는 인재 확보 부문에서도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강화할 것"이라며 "더불어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고용창출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사들은 대졸 및 고졸 신입사원과 생산직 등을 포함해 해마다 평균 1만6000여명을 신규 채용하고 있다.

채용박람회가 처음 시작된 2012년 이후 5년간 총 8만여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국적으로 2만여명의 청년 및 중장년 인재가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