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외환보유고에 中위안화 담았다…위안화 국제화 탄력

사진=블룸버그

유럽중앙은행(ECB)이 외환보유고에 중국 위안화를 담기 시작했다.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정식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전날 올 상반기 중에 보유외환으로 위안화 자산 5억 유로(약 6310억 원)어치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달러 자산을 팔아 위안화 자산을 매입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달러,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와 금, 국제통화기금(IMF)의 준비통화인 특별인출권(SDR)과 함께 ECB의 외환보유고 일부를 차지하게 됐다.

FT는 680억 유로에 이르는 ECB의 보유외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하지만 ECB가 위안화 자산을 매입했다는 건 중국이 세계 경제의 '슈퍼파워'로 유럽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인 에스와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ECB의 위안화 자산 투자는 규모가 대단하지 않지만 상징성이 크다"며 달러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준비통화인 유로화 뒤에 있는 ECB가 위안화 자산을 매입한 건 중국 경제와 위안화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모두가 중국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며 "ECB의 행보는 중국과 보다 강력한 무역·금융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약금을 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안화는 지난해 달러, 유로, 엔, 파운드에 이어 5번째 SDR 구성통화가 되면서 국제적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ECB와 같은 주요 중앙은행의 행보가 위안화 자산 투자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도 위안화 자산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이 경제성장에 힘입어 미국과 경쟁하는 세계 양강(G2)으로 부상한 데 비해 위안화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게 사실이다. 중국이 자본시장을 통제해왔기 때문이다.

프라사드 교수는 중국이 아직 시장 중심의 환율제도를 채택하지 않았는데도 위안화가 사실상의 준비통화로 부상한 건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본토에서 거래되는 역내 위안화는 하루 동안 중국 인민은행이 매일 고시하는 기준환율의 ±2% 범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